롯데와 삼성이 부산 사직구장에 엎치락뒤치락 예측 불허의 승부를 펼쳤다. 거인은 승리의 기쁨을 누리진 못했지만 무승부로 삼성과 3연전을 1무 2패로 마쳤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는 8-8로 비겼다. 롯데는 역전에 성공했지만 재역전을 허용하며 승자를 가리지 못한 채 경기를 끝내 아쉬움을 삼켰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황성빈이 9회말 동점 솔로포를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롯데자이언츠 제공

3연전 마지막 경기 중반까지는 삼성의 시간이었다. 삼성 타자들은 롯데 선발 감보아를 상대로 1회 선취점을 냈다. 감보아는 삼성 타자들이 자신의 주무기 빠른 직구에 자신감을 보이자 변화구로 맞섰다. 삼성 타자들은 금세 적응했다. 4회 들어 감보아는 위기를 맞았다. KBO 홈런왕 삼성 디아즈는 감보아의 131km 커브가 높게 날아들자 곧장 걷어 올렸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디아즈 투런포 덕에 삼성은 0-3까지 달아냈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황성빈이 9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타선은 6회 들어 기지개를 켰다. 선두 타자 신윤후가 재치 있는 번트로 출루에 성공했다. 신윤후는 도루로 2루를 훔쳐냈다. 후속 타자 고승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를 채웠다. 6회 네 번째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손호영은 4회에 이어 다시 안타를 쳤다. 타구가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사이 2루에 나가 있던 신윤후가 3루를 거쳐 홈을 밟았다. 롯데는 1-3으로 비로소 추격을 시작했다. 롯데는 삼성 실책으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추가점이 절실했지만 삼진과 땅볼로 점수 차이를 더 좁히진 못해 아쉬움을 샀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황성빈이 9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포효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 번 깨어난 롯데 타자들은 매섭게 따라붙었다. 7회 선두 타자 유강남이 우중간 깊은 곳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전민재가 삼성 이호성의 초구를 바로 받아쳐 1타점 적시타로 만들어냈다. 점수는 2-3으로 점수를 한 점 차이로 좁혔다. 한 번 터진 타선은 그칠 줄 몰랐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손호영이 4회 팀의 첫 안타를 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황성빈을 대주자로 내보내고 노진혁을 대타로 기용하는 등 추가점을 노림과 동시에 승기를 굳히려 애썼다. 삼성도 물러설 수 없었다. 삼성은 롯데 레이예스와 김민성을 자동 고의사구로 거르며 추가 실점 최소화에 사활을 걸었다. 작전과 작전의 싸움의 승자는 롯데였다. 대타 노진혁은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롯데는 7회에만 6점을 내며 7-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한태양이 안타를 친 뒤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8회 마운드에 오른 홍민기가 삼성에 볼넷을 내주자 롯데 더그아웃에서는 곧장 정현수로 투수를 바꿨다. 정현수는 삼성 김성윤을 뜬공으로 잡으며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후속타자 구자욱에게 볼넷을, 디아즈에게는 안타를 허용했다. 순식간에 1사 만루 상황이 펼쳐졌다. 8회를 마치려면 아웃 카운트 2개가 남았다. 위기감이 고조되자 롯데는 일찌감치 마무리 김원중을 등판시켰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전민재가 3루에서 홈으로 뛰어 들어오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치열한 수싸움은 비로소 시작이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롯데 김원중은 삼성 김영웅과 풀카운트 대결을 벌였다. 김영웅은 김원중의 여덟 번째 공을 들어 올렸다. 공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이 됐다. 삼성은 8회 넉 점을 보태며 7-7로 따라붙었다. 경기는 8회부터 다시 시작됐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롯데 알렉 감보아가 수비진을 독려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9회초 삼성은 다시 찬스를 잡았다. 삼성은 1사 만루 상황을 다시 만들었다. 디아즈의 1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삼성은 9회초 8-7 한 점 더 달아났다. 쫓고 쫓기는 승부가 이어지며 매 이닝 경기 판도가 바뀌었다. 삼성의 한 점 차 리드 속에 9회말을 맞은 롯데는 황성빈의 솔로포 덕에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한태양이 삼성 디아즈가 친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와 삼성은 연장 10, 11회 점수를 내지 못한 채 3연전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롯데는 오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리그 선두 LG와 맞붙는다. 임동우 기자 help@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