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득점공식 천군만마 기대

황성빈이 돌아왔다. 복귀 첫날부터 ‘황성빈다움’을 뽐냈다. 김태형 감독의 ‘리드오프 고민’이 비로소 끝날 전망이다.

지난 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64일 만에 복귀한 황성빈이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8일 황성빈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전반기 두산과 마지막 3연전에 1번 타자, 중견수로 경기에 나섰다. 무려 64일 만의 출전이다. 황성빈은 지난 5월 타격 후 슬라이딩으로 1루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왼손 골절을 당했다. 작은 부상이 아니었다. 부러진 뼈 고정이 필요해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 후 기초적인 재활 훈련을 마친 뒤 64일 만에 다시 사직구장을 밟았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꼭 맞았다. 황성빈이 전력에서 이탈한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김 감독은 여러 선수를 리드오프로 투입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드물었다. 멀리 뻗지 않아도 어떻게든 공을 맞혀내는 능력, 빠른 발, 상대 투수를 뒤흔드는 주루 센스를 지닌 선수를 찾기 어려웠다.

어렵사리 장두성이라는 선수를 찾았다. 장두성의 빠른 발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타격에 물음표가 붙었다. 리드오프 자리가 주어지자 장두성은 달라졌다. 타격에도 물이 올랐다. 지난 5월 71타수 22안타 타율 0.310을 기록했다. 3할 타자로 거듭난 장두성을 1번 타자로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장두성은 주어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리드오프 고민은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장두성도 부상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달 KT전에 출전했다가 옆구리에 견제구를 맞았다. 장두성마저 빠지자 김 감독은 라인업 맨 위 칸에 누구 이름을 써야 할지 고민이었다. 여러 선수가 리드오프로 기용됐다. 전민재 김동혁 등이 1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았다. 황성빈에 비할 수는 없었다.

김 감독은 두산전 첫날 황성빈을 곧장 리드오프로 내보냈다. 김 감독은 반신반의하는 눈치였다. 부상에서 컨디션은 회복했어도 경기 감각까지 돌아왔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황성빈을 곧바로 내보낸 건 옳은 선택이었다. 황성빈은 복귀 첫날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시원하게 베이스를 훔치는 도루는 없었다. 빠른 발을 과시할 기회는 있었다. 7회 친 공이 좌중간 깊이 날아가자 황성빈은 사력을 다해 내달렸다. 단숨에 3루까지 나갔다.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홈을 밟을 수도 있었다. 타격과 주루에서 합격점을 받은 황성빈은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 ‘황보르기니’에 시동이 제대로 걸리면 김 감독은 리드오프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고민은 황성빈을 마주하는 상대 투수와 감독 몫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2번 타자 고승민이 돌아오고 ‘레이예스-전준우’로 이어지는 타선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어떻게든 점수를 만들면 롯데 타선은 다시금 맹위를 떨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