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긴장과 환호가 이어진 뒤 탄식이 길게 이어졌다. 롯데는 전반기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경기 중반 역전했다. 하지만 8회 롯데는 무너지며 승리를 헌납했다. 리그 3강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롯데는 공동 2위에서 단독 3위로 한 계단 물러섰다.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 롯데 홍민기가 투구 중 모자를 고쳐쓰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주 LG, KIA와 차례로 맞붙은 롯데는 어려운 승부 끝에 리그 공동 2위에 올랐다. 전반기 리그 3강 자리는 두산과 마지막 3연전에 달렸다. 두산과 3연전도 중요했지만 롯데 토종 에이스로 성장할 홍민기가 선발 투수로 올 시즌 두 번째 등판한다는 점도 경기 포인트 중 하나였다. 홍민기는 2회 한 점을 내줬다. 1실점 외에는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단 두 가지 공으로 두산 타자를 요리했다. 직구 평균 구속은 150km에 달했다. 다른 선발 투수 직구의 최고 속도와 맞먹었다. 최고 구속은 153km에 달했다.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롯데 선발 홍민기가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홍민기는 5회까지 공을 던졌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홍민기에게 지난 8일 경기는 여러모로 뜻깊었다. ‘최다 이닝 소화’, ‘한 경기 최다 탈삼진’ 등 ‘첫 선발승’이라는 마지막 퍼즐만 맞춰지면 됐다. 롯데 타선이 힘을 냈다. 5회말 빅터 레이예스 투런 홈런(시즌 10호) 등 넉 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6, 7회 두산이 한 점씩 따라붙었지만 롯데는 7회말 다시 한 점을 추가하며 점수 차이를 5-3으로 두 점 차이로 벌렸다. 홍민기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롯데는 정현수, 김강현을 등판시켰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두 투수를 내리고 정철원을 홀렸다. 정철원은 7회까지 점수를 지키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롯데 홍민기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현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문제는 8회였다. 8회 마운드에 오른 구승민은 두산 선두 타자 정수빈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앞선 타석에서 정수빈이 친 안타를 의식하다가 볼넷이 나온 듯 보였다. 롯데 더그아웃은 구승민 대신 김진욱을 올렸다. 김진욱은 두산 케이브에게 투런 홈런을 내줬다. 롯데는 김상수를 내보냈지만 무너지기 시작한 탑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김상수는 두산 김기연을 땅볼로 잡았다. 하지만 후속 타자 김재환 박준순을 안타로 출루시켰다. 오명진을 자동 고의4구로 걸렀다. 순식간에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두산 박계범이 김상수와 5구째 승부 끝에 2타점 적시타를 쳤다. 두산을 앞서 롯데가 5회를 빅이닝으로 만들었듯 경기 막판 다시 주도권을 쥐었다. 그리고 9회 두산 케이브가 연타석 홈런을 치며 승부에 못을 박았다.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롯데 투수 정철원이 7회를 끝낸 뒤 포효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3연전 첫 경기에 패배했지만 LG는 키움을 상대로 4-3 짜릿한 한 점 차이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단독 2위로 올라섰고 롯데는 단독 3위가 됐다. 리그 3강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는 KIA는 리그 선두 한화에 8-14로 크게 졌다. KIA는 3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롯데는 LG와 승차가 1게임 차이다. KIA와 승차는 0.5게임 차이에 불과하다. 9, 10일 전반기 남은 두 경기가 펼쳐진다. 롯데 LG KIA 승차가 0.5~1게임에 불과해 두 경기 결과에 따라 롯데는 단독 2위에 올라설 수도, 어렵게 지켜온 3위 자리를 KIA에 뺏길 수도 있다. 롯데는 9일 이민석을 선발 투수로 등판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