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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직구장 재건축 중투심 통과, 최종 목적지 아니다

  • 임동우 기자 help@kookje.co.kr
  •  |   입력 : 2025-06-30 19:15:10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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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사직구장은 마흔이 넘었다. 2010년부터 ‘새 야구장 건립’ 논의가 시작됐다. 무려 15년이 지났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첫 삽을 뜰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돈다. 틀렸다. 정확히는 첫 삽을 떠도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모른다는 말이 맞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사직구장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선거 공약으로 등장했다. 당선증을 받으면 시장들은 사업에 무관심했다. 지자체장 관심에서 멀어진 사업은 담당 공무원 관심에서도 자연히 멀어진다.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사업이 공전을 거듭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저 야구를 사랑한 부산 시민만 희망 고문의 피해자가 된 셈이다.

사업이 공전한 15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정보공개청구로 자료를 모았다. 자료를 살피고 질문했다. 말은 쉽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먼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는 전체 그림을 그리는 데 일부분에 불과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사안은 이의 신청을 했다.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얻은 정보량마저 제한적이었다. 지난달 30일에는 공개가 원칙인 용역 자료의 제공을 요청했다. 담당 국장이 직접 공개를 약속했지만 애석하게도 지금까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취재 과정도 가시밭길이었다. 속 시원한 대답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는 대답을 기대했다. 하지만 대부분 답변은 “~추정된다”로 끝을 맺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질문하면 “이건 기본계획이고 정확한 건 설계 용역 등에서(할 것이다)”라는 말이 뒤따랐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옳지도 않다. 기본계획 용역이 수행해야 할 임무 중 하나는 예측할 수 있는 문제를 충분히 발굴해 대비책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자가 시의 기본계획 용역을 취재하면서 든 생각은 ‘기본’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기본계획이 부실한 대규모 사업은 어느 단계에서 사업이 멈춰도 결코 이상하지 않다.

취재 중 예상치 못한 반응도 겪었다. 다만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

시의 담당 부서인 체육국이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나오는 것은 행전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중투심)만 바라보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투심을 통과하면 이후 설계·시공 업무는 다른 부서가 맡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는 중투심 통과 때까지 버티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런데 중투심 통과 이후 만에 하나 사업이 멈추면, 대체 구장 문제가 불거지면, 새로운 사직구장이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중투심은 시가 어이없는 행정으로 놓친 절차일 뿐이다. 중투심에서 통과한 뒤 새로운 사직구장이 마법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물론 시작이 미흡했다면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바로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때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 수 있다.

중투심에서 통과해도 대체 구장 착공까지 시간은 충분하다. 이때 기본계획 용역에서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입지 용역부터 다시 출발하는 걸 권하고 싶다. 입지 용역으로 사직구장에 재건축해야 하는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하길 바란다. 만약 다른 입지가 우월하다면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는 게 옳다.

새 야구장을 짓는 사업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시민은 이제 속도보다 제대로 된 야구장을 원한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야구장이 지어지도록 ‘적극 행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동시에 부산시의회에도 당부드린다. 야구장은 한 번 지으면 40~50년을 써야 한다. 만약 시가 시민의 뜻과 동떨어진 결정을 밀어붙인다면 시의회가 나서서 시민의 열망이 온전히 담긴 야구장이 부산에 지어질 수 있도록 주어진 권한을 온전히 행사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

임동우 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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