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에 붕대를 칭칭 감았다. 그러지 않으면 ‘지옥 훈련’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날카롭게 파고드는 타구를 한 번이라도 더 정확하게 받아내려면, 손끝에서 온몸으로 퍼지는 통증을 이겨내려면 붕대를 감는 불편쯤이야.
지난달 4~24일 롯데 자이언츠 ‘수비 강화 캠프’가 진행된 일본 미야자키 휴우가. 자이언츠 내야진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민호스쿨(김민호 내야 수비코치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평평했던 그라운드는 금세 파이기 시작했다. 글러브를 끼고 숨 가쁘게 움직이는 선수들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선수들은 100번 연속 이리 튀고 저리 튀는 공을 받았다. 또 받은 공을 다시 던지는 후속 동작까지 쉴 새 없이 연습했다. 이들 중 유독 손가락이 두툼해 보이는 선수, 바로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8라운드(전체 74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최민규다. “덜 아프게 하려고 붕대를 감았습니다.” 웃는 얼굴로 말했지만, 훈련을 대하는 그의 열정이 전해졌다. 민호스쿨을 처음 경험한 최민규는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냥 (자동으로) 다리가 움직였다. 포구와 스텝이 더 단단해져서 확실히 좋아진 게 느껴진다”고 만족해했다.
최민규는 우투우타 내야수로 올해 64타수 16안타 28루타 0.250의 타율을 기록했다. 그는 신인 드래프트 당시를 떠올리며 “이름이 불렸을 때 한이 맺혔던 게 날아가는 것처럼 기쁘고, 감동이 밀려와서 많이 울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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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 신인 내야수 최민규. 김진철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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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 땐 팔목 부상 탓에 프로에 미지명되는 아픔을 겪었다. 최민규는 불행했던 시간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부산과학기술대학교에 진학해 부상 치료와 단점 보완에 전념했다. 그 결과 1학년 시즌 전 부상을 완치했다. 또 고교 때 많았던 땅볼 타구를 줄이고 외야로 공을 날리는 비율을 높였다. 그는 “외야 타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타율도 높아졌다”고 뿌듯해했다.
최민규의 강점은 ‘안정적인 수비’다. 그는 대학 2년간 단 한 차례도 공을 빠뜨리지 않았다. 주로 유격수와 3루수를 맡았는데 실책이 ‘0’이다. 넓은 수비 범위는 기본으로 장착했다. 그는 “바운드를 다른 선수들보다 잘 체크한다”며 “스텝이 빠르다 보니 자유자재로 움직여 수비 범위도 넓다”고 자신했다. 탄탄한 수비의 비결로는 ‘기본기’를 중점적으로 연습하는 것을 꼽았다.
수비가 돋보이는 선수지만 타격에도 서서히 눈을 뜨고 있다. 장타력이 상승 곡선을 그린다. 올해 외야 타구 비율이 54%로 장타율 0.438, OPS 0.789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라 제58회 대통령기 전국 대학야구 대회에서 1회 2루타, 2회 홈런, 4회 내야 안타, 6회 3루타를 뽑아내며 사이클링 히트도 달성했다.
최민규는 롯데 자이언츠 입단 후에도 임훈 타격코치의 도움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그는 “임 코치님의 ‘힙힌지를 잡아라’는 원 포인트 레슨을 받은 후 계속 적용해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며 “확실히 타구 스피드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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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루키데이 행사 중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는 최민규. 롯데자이언츠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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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지닌 선수로 팬들에게 각인되고 싶다”는 최민규. 그러나 절대 자만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스스로 수비가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있던 아마추어와 새롭게 마주할 프로는 레벨이 천지 차이라고 생각해요. 제 강점인 수비 안정성이 프로에서 통할 수 있게 단련하는 것이 내년 시즌 목표입니다.”
최민규와 진행한 인터뷰의 더 많은 내용은 위의 영상 또는 국제신문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