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의반 타의반 4년여 잠행 끝내고
- 부산MBC 라디오 해설위원 복귀
- 현장서 선수·팬과 소통하며 진행
- 2루수 전향 시도 고승민에 기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악바리’ 박정태 레인보우희망재단 이사장이 돌아왔다. 4년 여 간의 ‘잠행’을 깨고 부산MBC 라디오 해설위원으로 3월 복귀해 2024시즌 KBO리그를 시청하는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할 예정이다. 박 이사장은 “그동안 롯데 팬들이 너무 그리웠다”며 “현장에서 선수와 팬들과 소통하며 겸손한 자세로 많은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박정태 레인보우희망재단 이사장이 22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박세종 PD

박정태 이사장은 2024시즌 프로야구가 개막하는 3월 말부터 동의과학대 염종석 감독과 함께 부산MBC 라디오 해설위원으로 본격 활동할 예정이다. 지난 17일부터는 야구 관련 유튜브에 출연하며 팬들과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22일 국제신문 취재진과 부산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 이사장은 “부산MBC에서 여러 배려를 해주신 덕분에 다시 용기를 갖고 돌아올 수 있었다”며 “먼저 미국 괌에서 진행하는 롯데의 스프링캠프 시설을 방문해 선수들과 만나며 롯데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1991년 1차 지명을 받아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13년 동안 롯데에서만 뛴 ‘원 클럽 맨’이다. 특히 1992년 롯데의 마지막 우승을 이끌어 ‘무쇠팔’ 최동원과 함께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에도 롯데 2군 감독과 1군 타격 코치 등을 맡아 지도력을 입증했다.2020년 국제신문에서 야구 해설가로 활동 하기도 했다. 그는 “부산으로 내려온 지는 1년 6개월 정도 됐다. 그전까지는 밀양에서 2년가량 꿈나무들을 가르치며 조용히 지내왔다”고 근황을 전했다.

박 이사장은 롯데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태형 감독에 대해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 이사장과 김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팀을 휘어잡는 능력이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박 이사장은 현역 시절인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펠릭스 호세가 관중과의 마찰로 퇴장 명령을 받자, 경기 보이콧을 선언하고 선수단 전원을 철수시킨 일화로 유명하다.

박 이사장은 “김태형 감독이 두산 사령탑 시절 보여준 리더십에 깜짝 놀랐다. 선수 시절에는 한없이 순하고, 여려서 그런 카리스마가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면서 “김 감독은 롯데의 가을야구를 이끌 적임자”라고 전했다. 이어 “롯데의 스프링캠프 훈련장에 방문해 김 감독은 물론 FA 계약을 맺은 전준우와 많은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박 이사장은 현역 시절 리그 최고의 2루수로 꼽힌다. 그렇다면 안치홍의 한화 이글스행으로 ‘무주공산’ 된 올 시즌 롯데 주전 2루수 자리의 적임자는 누구로 생각할까. 박 이사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고승민이 2루 전향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고승민은 타격 능력이 좋다. 반면 수비가 약한 것으로 평가받는데, 수비는 비시즌 기간 바짝 훈련하면 급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강병철 감독 체제에서 하루에 많게는 500개 이상의 펑고(연습타구를 받으며 진행되는 수비 연습) 훈련을 한 뒤 괜찮은 수비력을 갖출 수 있었다. 승민이는 다리도 길어 잘해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