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 연봉 3000만 원 자청
- 올해 17억 원서 98% 삭감
- SSG에 공헌·팬 서비스도
- 최근 3년 공식 기부금 24억

‘추추 트레인’ 추신수(SSG)가 내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마지막 시즌은 KBO리그 최저 연봉인 3000만 원만 받는다. 동갑내기 친구 이대호에 이은 리그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삭감액이다. 이마저도 전액 기부할 예정이어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추신수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14일 “추신수가 2024년까지만 뛰고 은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비시즌 동안 가족과 함께 (은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야구를 해온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내년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2군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하고 싶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은퇴 시즌에 KBO리그 최저연봉인 3000만 원만 받고, 이 금액 모두 기부할 예정이다. 올해 추신수의 연봉이 17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무려 16억 7000만 원(98.2%)이 삭감되는 셈이다. 이는 KBO리그 역대 2번째로 많은 삭감액이다. 이 부문 1위 기록은 공교롭게 동갑내기 친구인 이대호의 2020년 25억 원에서 다음해 8억 원으로 17억 원 삭감이다. 연봉 삭감률로만 보면 추신수가 역대 최대 폭이다.

추신수는 이와 함께 라스트 시즌에 주장 완장을 찬다. SSG 이숭용 감독은 “추신수가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는다”며 주장을 제안했고, 추신수가 받아들였다.

추신수는 그야말로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추신수는 부산고 3학년인 2001년 미국프로야구(MLB)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금 137만 달러에 합의하며 5년간 고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뎠다. 그는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한 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와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쳤다.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652경기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미국 프로스포츠 연봉 전문 사이트에 따르면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벌어들인 돈은 모두 1억3958만2678달러(약 1808억 원)다. 특히 추신수는 2013년 FA 시장을 통해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380억 원)에 계약하면서 본격적인 돈방석에 앉았다.

추신수는 큰 돈을 번 만큼 적극적인 선행 활동을 펼치는 선수로도 유명했다. 추신수는 빅리그에서 뛸 때도 비시즌에 한국을 찾아 충주 성심학교, 유소년 야구, 난치병 환자, 소방관 가족 등을 위해 고액을 쾌척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 경기가 열리지 않아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마이너리거 191명 전원에게 1000달러씩 생계 자금을 지원했다.

2021년 국내에 돌아와서도 선행은 계속됐다. 추신수는 2021년 SSG와 계약하자마자 당시 연봉 27억 원 중 10억 원을 기부했다. 이 외에도 SSG 저연봉 선수에게 용품을 후원하고, 부산 모교와 SSG 연고지인 인천의 학교 야구부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최근 3년 동안 24억 원을 기부한 그의 실제 기부액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