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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회 6번 제패한 명문…지금은 선수 없어 해체 직면

부산 리틀야구단에 가다 <12> 사하구리틀야구단

  • 백창훈 기자 huni@kookje.co.kr
  •  |   입력 : 2023-07-04 19:23:00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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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둘 규정상 8월까지 뛰어
- 선수 충원 안되면 대회 출전불가
- 초창기엔 선수반만 40명 달해
- 감독, 개념야구 ·직구 피칭 고수
- 투수 이준성·이승민 ‘팔방미인’

“문을 닫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등교 시간마다 전단지도 돌리고 있는데, 여의치가 않네요.”
부산 사하구리틀야구단 이승민이 지난달 30일 부산 신평레포츠공원에서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백창훈 기자
지난달 30일 부산 사하구 신평레포츠공원에서 만난 사하구리틀야구단 김민규 감독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선수반에 소속된 어린이 선수가 2명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중학생이 된 이들마저 리틀야구연맹 규정상 다음 달 말까지만 리틀야구단에서 뛸 수 있다. 이달 안으로 회원을 추가로 모집하지 못하면 야구단에는 선수반이 한 명도 없게 된다. 선수가 없으면 연합팀도 꾸릴 수 없어 전국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한다. 취미반에는 5명의 어린이가 그야말로 ‘취미’로만 야구를 즐기고 있다.

김 감독은 “사하구 관내에는 초등학교만 24곳이 있을 정도로 어린이가 많아 초창기에는 선수반만 40명에 달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와 함께 실내 구장을 갖춘 유소년야구단이 늘어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울상을 지었다. 지금까지 부산에서 선수 감소로 문을 닫은 리틀야구단은 ‘동구’가 유일하다. 사하구 야구단까지 해체하면 지역에는 13개의 리틀야구단만 남게 된다.

지금은 존폐의 기로에 선 사하구리틀야구단이지만 그동안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명문 구단으로 이름을 날렸다. 2009년 1월 창단한 이 야구단이 배출한 프로 선수는 없다. 그러나 전국대회에서 6차례나 우승한 실력 있는 구단이다. 창단 이듬해 곧바로 스포츠토토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통합 준우승을 차지했고, 불과 2년 뒤 이 대회 정상에 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우승은 물론 14년 동안 준우승도 6차례 이뤄냈다.

이 야구단 선수반 소속 이승민(왼쪽)과 이준성이 포즈를 취한 모습. 백창훈 기자
이 야구단의 인기가 시들해진 또 다른 이유는 김 감독의 ‘올곧은 고집’ 때문이다. 김 감독은 실전만큼 ‘이론’ 교육도 중시한다. 야구는 규칙이 많고, 대부분의 용어가 영어로 돼 있어 이 운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념 학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철칙이다. 김 감독은 또 아이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창단 이후 현재까지 오로지 ‘직구’만 가르치고 있다. 팔꿈치 부상 위험이 덜한 슬라이더나 커브도 이 야구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변화구를 ‘독학’하기도 했다.

팀의 주축이자 ‘유이한’ 선수는 이준성과 이승민(이상 13세)이다. 우완 정통파 이준성은 투수로서 구속은 좋으나 제구의 기복이 심하다. 1번 타자 유격수도 맡아 수비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톱타자치고는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좌투좌타인 이승민은 투수로서 제구력과 구속 모두 준수하다는 평을 받는다. 야수로서는 1루수 4번 타자를 맡을 정도로 거포형이다. 다만 수비 범위가 좁고 빠른 타구를 포구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약한 멘털도 보완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사회인 야구를 하는 아버지를 따라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는 이승민은 “한화의 김서현 선수가 고등학생일 때부터 그를 좋아했다”며 “빠른 직구와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 있게 던지는 모습이 멋있다. 프로에 데뷔해 꼭 김서현 선수와 만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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