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앙숙인 ‘한 지붕 두 가족’ 잉글랜드와 웨일스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30일 자정(한국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맞닥뜨린다. 연연방에 속한 두 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는 것은 처음이다.
 |
|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캡틴 해리 케인. AFP 연합뉴스
|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월드컵에는 1국가 당 1팀이 출전해야 한다. 하지만 ‘영국’은 예외다. 영국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모인 연합국가다. 이들은 FIFA가 창설되기 전부터 각기 별도의 축구협회를 설립했고 리그전을 치르기도 했다. FIFA는 이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영국 4개팀 모두에게 출전 자격을 주고 있다. 적어도 축구, 특히 월드컵에서 만큼은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완전히 다른 나라인 셈이다.
4개팀이 모두 월드컵에 참가할 수는 있지만 정작 본선에서 맞대결을 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본선에 진출했으나 다른 조여서 경기를 하지 않았고,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는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가 나란히 본선 무대를 밟았으나 이 때 역시 서로 만나지 않았다.
 |
| 웨일스 축구 대표팀의 캡틴 개러스 베일. AFP 연합뉴스
|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역사적으로도 앙숙 관계다. 13세기 잉글랜드 국왕이었던 에드워드 1세는 웨일스 공국을 침략해 웨일스 지역을 완전히 복속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잉글랜드를 향한 웨일스의 감정은 여전히 적대적이다. 두 팀은 월드컵에서 만난 적은 없지만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등에서는 종종 맞대결을 펼치는데, 흡사 ‘한일전’을 방불케 한다.
FIFA 랭킹이나 객관적 전력 면에서는 잉글랜드의 우세가 점쳐진다. 랭킹 5위의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주드 벨링엄, 부카요 사카 등 영건을 앞세워 막강 화력쇼를 펼치고 있다. 64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웨일스(19위)는 강호 미국과 비겼으나 이란에 덜미를 잡혀 1무 1패를 기록, 벼랑 끝에 섰다. 웨일스는 ‘슈퍼스타’ 개러스 베일의 ‘한 방’에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