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자수첩]표현도 가지각색, 부산 팬들의 뜨거운 롯데 사랑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사람이면 늘 그렇듯 어릴 적 아빠를 따라 사직 야구장을 자주 찾았다. 초등학생 땐 문방구에서 야구 스티커를 열심히 사 모았고 가끔 TV 중계가 있던 날엔 꼼짝 않고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시청하기 바빴다. 친구들도 그랬다. FIFA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응원하듯 롯데도 당연한 존재였다. 잘하든 못하든 애증일지언정 늘 곁엔 롯데가 있었다.

야구를 여가가 아닌 일로 처음 만난 것은 2019년 5월 말이다. 당시 스포츠부로 옮겨와 약 6개월을 롯데 담당 기자로 일했다. 그 해 롯데는 실감나게 못했고 시즌 도중 감독과 단장이 동시에 경질됐다. 내가 좋아하는 팀이 왜 야구를 못하는지 쓰는 것은 괴로운 일이었다. 일관되게 꼴찌였으니 시즌이 끝난 뒤엔 순위에 대한 감흥조차 적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야구를 담당하는 라이프부로 발령받았다. 2019년 야구를 맡았던 반 년을 제외하면 사회부 경찰팀에서만 일했다. 이번엔 롯데에 대한 애정보다 고된 경찰기자를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롯데가 잘하면 좋지만 못한다고 해서 내 인생과 기분을 좌우하진 않았다. 일로 만난 야구에 애정까지 더하기란 사뭇 어려운 일이었다.

롯데 팬들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이들은 변함없는 이 사실을 최근 절실히 깨닫게 했다. 지난달 24일 홈에서 KIA 타이거즈에 0-23으로 패하며 KBO 리그에 새 역사를 쓴 다음 날 회사 내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신을 오랜 롯데 팬이라 밝힌 이 남성은 다짜고짜 욕을 시작했다. 온갖 비속어를 제외하고 뚜렷이 기억에 남는 말은 “롯데는 팀도 아니다. 전부 배가 불러서 야구를 대충한다”는 것이었다. 5분 넘게 지속된 이 남성의 말은 차라리 울분에 찬 호소였다. “저도 롯데 팬이라 그 마음 이해한다”고 전하자 그제야 전화를 겨우 끊었다.

지난 23일 자에 성민규 단장의 재계약이 필요하다는 기사를 쓴 날도 비슷했다. 기사가 나간 날 오전 8시가 되기도 전 메일이 도착했다. ‘지난 3년 간 롯데가 비웃음 구단으로 전락했는데 그렇게 만든 단장이 왜 필요하냐’는 것이었다. 그날 오후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에도 기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댓글 속 육두문자는 차치하고 돈 받고 쓴 느낌이 강하다느니 홍보팀 오퍼 받고 쓰는 경우도 있다느니와 같은 허무맹랑하고 기자의 자존심을 짓밟는 댓글들도 보였다. 이들에게 롯데는 단순한 야구 팀이 아니었다. 이기면 좋고 지면 다음 날 반드시 이겨야 하는 롯데 그 자체였다.

전국에 존재하는 부산 갈매기들을 보며 롯데에 대한 애정의 크기를 가늠한다. 이들은 댓글이나 메일로, 때론 트럭 시위를 진행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부산 갈매기의 한 사람으로서 다가오는 휴일에는 일로 만난 롯데가 아닌 어릴 적 그때의 모습으로 야구장을 찾아 함께 응원할 계획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청동초 참사 얼마 됐다고…또 민원에 밀려난 통학로 안전
  2. 2서면 돌려차기男 징역 20년 확정(종합)
  3. 3한덕수 총리 해임안, 헌정 사상 첫 가결…尹대통령 거부할 듯(종합)
  4. 4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후폭풍…지도부 사퇴, 비명-친명 갈등↑
  5. 5부산 하반기 공공기관 통합채용 평균경쟁률 24.64 대 1
  6. 6중·영도구 10만 명당 사망자, 부산 평균보다 100명 많다
  7. 7찬공기 남하…부울경 좀 쌀쌀, 내륙 아침 최저 15도 안팎
  8. 8편의점서 마트서 추석 한 상 다 차렸네
  9. 9‘교권회복 4법’ 통과…정당한 생활지도, 아동학대로 징계 못해
  10. 10野 29명의 반란…이재명 영장심사 받는다
  1. 1한덕수 총리 해임안, 헌정 사상 첫 가결…尹대통령 거부할 듯(종합)
  2. 2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후폭풍…지도부 사퇴, 비명-친명 갈등↑
  3. 3‘교권회복 4법’ 통과…정당한 생활지도, 아동학대로 징계 못해
  4. 4野 29명의 반란…이재명 영장심사 받는다
  5. 5李 사실상 불신임 “비대위 구성을”…민주 분당 수면 위로
  6. 6부결 촉구 메시지 오히려 역효과…지지층 압박도 이탈표 부추긴 듯
  7. 7[속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르면 26일 구속 여부 결정될듯
  8. 8“李, 대규모 비리 정점…잡범 아닌 중대범죄 혐의자”
  9. 9조정훈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민주당엔 어마어마한 기회… 국힘엔 위기"
  10. 10부산교통공사 ·시설공단 대표 시의회 인사검증 통과
  1. 1편의점서 마트서 추석 한 상 다 차렸네
  2. 2청년인턴 6개월 이상 채용한 공공기관에 인센티브 준다
  3. 3정부 "추석 겨냥 숙박쿠폰, 27일부터 30만 장 배포"
  4. 4‘휴캉스’ 송편 만들기·스파 패키지 풍성
  5. 5[속보]코스피 2500선 아래로 무너져, 고금리에 투자 심리 악화
  6. 6“부울경, 차등전기요금제 발전동력으로 활용해야”
  7. 7긴 추석연휴 부산항 정상운영한다
  8. 8외식비 이래서 비쌌나…가맹점주 울리는 '강매' 제도 손본다
  9. 9연금 복권 720 제 177회
  10. 10롯데百 마산점에 지역 상생식당 문 열다
  1. 1청동초 참사 얼마 됐다고…또 민원에 밀려난 통학로 안전
  2. 2서면 돌려차기男 징역 20년 확정(종합)
  3. 3부산 하반기 공공기관 통합채용 평균경쟁률 24.64 대 1
  4. 4중·영도구 10만 명당 사망자, 부산 평균보다 100명 많다
  5. 5찬공기 남하…부울경 좀 쌀쌀, 내륙 아침 최저 15도 안팎
  6. 6대법 “공포 느끼면 강제추행 성립”…‘항거 곤란’ 기준 40년 만에 폐지
  7. 7[속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르면 26일 구속 여부 결정될듯
  8. 8또 유아인, 공범 구속영장 기각…증거인멸 지시, 대마 강요 혐의 추가
  9. 9야영장 조성 현장에 폐기물 1만7500t 불법 매립한 업체 대표 등 구속
  10. 10우주는 탄생과 소멸 묻지 않건만, 사람은 어찌 시작과 끝을 묻는가
  1. 1첫판 충격의 패배 ‘보약’ 삼아 캄보디아 꺾고 12강
  2. 2‘47억 명 스포츠 축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23일 개막
  3. 3세대교체 한국 야구, WBC 참사딛고 4연속 금 도전
  4. 4수영 3관왕 노리는 황선우, 中 라이징 스타 판잔러와 대결
  5. 5근대5종 대회 첫 金 조준…남자축구 3연패 낭보 기대
  6. 6한국 양궁 역대AG서 금메달 42개
  7. 7부산시-KCC이지스 프로농구단 25일 연고지 협약식
  8. 8김민재, UCL 무대서 뮌헨 승리를 지키다
  9. 9롯데 “즉시 전력감보다 잠재력 뛰어난 신인 뽑았다”
  10. 10거침없는 부산, 1부 직행 가시권
우리은행
유소년 축구클럽 정복기
수준별 맞춤형 훈련 통해 선수부 ‘진급시스템’ 운영
유소년 축구클럽 정복기
개인 기량 강화로 4번이나 우승…내년 엘리트 클럽 승격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