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초라한 스코어 카드를 받아들고도 웃었다. 오는 14일 개막하는 메이저대회 제150회 디오픈에 출전 예정인 우즈는 교통사고로 다쳤던 다리 상태가 많이 호전된 점에 만족을 표했다.

우즈는 6일(한국시간) 아일랜드 리머릭의 어데어 매너 골프 코스에서 열린 비공식 이벤트 대회 JP 맥매너스 프로암 이틀째 경기에서 2오버파 74타를 적어냈다. 전날 5오버파 77타를 친 데 이어 이틀 연속 오버파 스코어를 피하지 못했다. 2라운드 합계 7오버파로 공동 39위에 그쳤다.

하지만 표정은 밝았다. 다음 주 디오픈 출전을 앞두고 이번 대회에서는 몸 상태 점검에 중점을 뒀다. 비록 카트를 타고 코스를 돌았지만 몸 상태는 합격점이라고 판단을 내린 듯하다.

첫날 77타를 치고 “스코어 카드는 보지 말라”며 웃었던 우즈는 이날 대회를 마친 뒤 다리에 힘이 더 붙었다며 기뻐했다. 그는 “이제 긴 일주일을 앞두고 있다. 매일 훈련을 하겠다. 다리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래도 계속하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지난해 2월 교통사고로 두 다리가 모두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던 우즈는 올해 4월 마스터스에서 기적적으로 재기했으나, 지난달 PGA 챔피언십에서는 3라운드를 마친 뒤 기권했고, US오픈 출전도 포기했다.

다리를 잃을 뻔한 사고를 겪고도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여긴다는 우즈는 “나는 이제 두 다리를 가진 게 결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리를 잃거나 잃을 뻔했던 사람은 내 말뜻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전성기와 다른 몸 상태로 디오픈에 나서는 전략도 소개했다. 그는 “왼쪽으로 체중을 실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낮은 탄도의 볼을 치게 된다”고 말했다. 바람이 강해 낮은 탄도의 샷이 유리한 링크스 코스에서는 잘 해낼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디오픈에서 세 차례 우승한 우즈는 2000년과 2005년 우승을 올해 대회가 열리는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따냈다.

JP 맥매너스 프로암 우승은 잰더 쇼플리(미국)에게 돌아갔다. 쇼플리는 이날 2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134타로 1위에 올랐다. 7언더파 65타를 몰아친 샘 번스(미국)가 1타차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