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윔블던 테니스 여자 단식 준결승은 누가 이겨서 결승에 진출하더라도 테니스 역사’가 새로 쓰이게 된다. 주인공은 온스 자베르(2위·튀니지)와 타티아나 마리아(103위·독일).

자베르는 5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준준결승에서 마리 보즈코바(66위·체코)를 2-1(3-6 6-1 6-1)로 물리쳤다.

이로써 자베르는 남녀를 통틀어 아랍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4강에 진출했다. 종전에는 이스마일 엘 샤페이(이집트), 히참 아라지, 유네스 엘 아이나위(이상 모로코)가 남자 단식 8강까지 올랐고, 자베르 역시 2020년 호주오픈과 지난해 윔블던 8강에 진출한 것이 아랍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단식 최고 성적이었다.

자베르는 이미 아랍 테니스 역사를 여러 차례 새로 쓴 선수다. 2020년 호주오픈에서 아랍 여자 선수 최초로 메이저 단식 8강에 올랐고, 지난해 10월에는 아랍 남녀 선수 최초로 단식 세계 랭킹 10위 내에 진입했다. 또 아랍 선수 최초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 타이틀을 따냈다.

자베르가 결승에 오르면 메이저 대회에서 아랍 선수 최초가 된다. 이번 대회 여자 단식에는 상위 15번 시드까지 자베르를 제외한 전원이 이미 탈락해 자베르의 우승 가능성도 큰 편이다.

이에 맞서는 마리아는 두 딸의 엄마로 화제를 모은다.

2013년 첫째, 지난해 4월 둘째를 낳았다. 첫째를 낳고 코트에 복귀해 2017년 자신의 역대 최고 랭킹 46위를 찍었고, 둘째를 낳고는 지난해 7월 다시 라켓을 잡아 이번 윔블던에서 생애 첫 메이저 4강을 기록했다.

두 아이의 엄마가 윔블던 단식 4강에 오른 것은 마리아가 역대 두 번째다. 마거릿 코트(은퇴·호주)가 1974년 둘째를 낳고 1975년 윔블던 단식 4강에 오른 사례가 있다.

또 메이저 대회 4강에 처음 진출한 나이 기준으로 마리아의 만 34세는 프로 선수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최고령 기록이다.

만 34세에 윔블던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선수는 마리아 이전에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빌리 진 킹, 크리스 에버트, 비너스 윌리엄스, 세리나 윌리엄스 등 ‘테니스 전설’들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