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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악재도 꺾지 못했다…러시아 ‘K-골프’ 전초기지 구상

골프&인생 <7>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 정일수 회장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22-06-12 19:46:49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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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해주 1호 골프장 준공 지연
- 창립·1차회원권 400장은 완판
- “쾌적한 날씨·카지노 단지 호재
- 亞 골퍼 성지로 만들 자신 있어
- 의류 분야 등 기회의 땅 될 것”

미래를 점칠 수 없는 변화무쌍한 골프처럼 인생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 정일수(63) 회장에게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예상치 못한 악재 중의 악재다.

정 회장은 지난해 러시아 연해주 최초의 골프장인 블라디보스토크에 36홀 골프장과 골프텔 등 숙박시설 착공에 들어갔다. 하지만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내년 개장할 예정이었던 골프장 건설은 불가피하게 준공이 1년 정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긍정의 힘으로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그는 “전쟁으로 사업이 다소 어려운 국면을 맞았지만 이 또한 지나갈 것으로 본다. 지역사회에서 30년 이상 골프 관련 사업 한 우물을 파온 회사와 블라디보스토크 골프장의 미래 가치와 비전에 대한 회원들의 흔들림 없는 신뢰와 지지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립 회원권(200장)과 1차 회원권(200장) 분양은 이미 완판됐다.

■“세계 최고의 여름 골프 휴양지”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 정일수 회장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건설 중인 골프장과 휴양시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주연 기자
“한국은 물론 일본과 중국 등 동북아시아의 여름 기온은 과거에 비해 급상승했습니다. 이제는 여름철에는 골프를 치기도 버거운 무더위가 계속 됩니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도 않구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골프장을 건립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정 회장은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35년간 골프장 컨설팅과 회원권 분양 사업을 해 온 정 회장에게 ‘쾌적한 여름철 기후’는 곧바로 사업 아이템으로 이어졌다.

정 회장은 “블라디보스토크는 여름철 날씨가 22도에서 26도 사이로 우리나라의 화창한 봄 날씨 정도”라며 “아시아 지역에서 여름철에 쾌적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겨울 초입부터는 추운 날씨 때문에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 정도 완전 휴장을 해야 한다. 그는 “여름철에 해가 길기 때문에 운영 시간이 길어 충분히 수지를 맞출 수 있다. 3개월을 휴장하면 봄에 개장할 때 오히려 그린 컨디션이 좋아지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카지노 사업도 골프장 사업에 확신을 줬다. 러시아 정부는 블라디보스토크 특별경제구역 프리모리에 카지노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정 회장은 ‘러시아의 마카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카지노와 골프장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밖에 없다. 관광단지가 조성되면 골프장 내방객은 카지노를 이용하고 카지노를 찾은 손님 역시 골프를 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36홀 규모의 골프장은 50만 평 규모에, 극동지역에서는 전장이 가장 긴 7.5㎞에 달한다. 골프장 옆에는 골프텔 200실과 빌리지 41개 동이 같이 건설된다. 한 번에 7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정 회장은 ‘아시아의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걸었다.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은 350년 전통을 가진 세계 최초의 골프장으로, 골퍼들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그는 “처음 골프장 부지를 봤을 때 그냥 세인트 앤드루스가 떠올랐다. 샛강이 흐르는 세인트 앤드루스처럼 이 곳에도 3개의 샛강이 바다로 흐른다. 태생이 골프장을 위한 부지”라면서 “36홀 가운데 27홀은 완전한 링크스 코스로 설계하고, 나머지 9홀은 숲 속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구조로 코스를 세팅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인구 급증하는 중국 주목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 조감도.
골프장이 완공되면 자연히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골프&리조트와 경쟁할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은 접근성과 카지노 골프텔 등 부대시설에 비교 우위가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국내에서 1시간 30분이면 블라디보스트크에 도착하고, 공항에서 골프장은 15분 거리다. 웬만한 국내 골프장에 가는 시간과 비슷하다. 서울과 부산 청주 대구에서 직항편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남아 시장은) 기후가 너무 더운 데다 거리도 멀다. 국내 골퍼들이 자주 찾은 곳이다 보니 신선함도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로 대상을 넓히면 내방객 타깃 규모는 7억 명에 달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골프 인구가 늘고 있는 중국을 주목했다.

그는 “한국에 골프장이 600개 인데 14억 인구인 중국 내 골프장은 채 400개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부킹이 어렵고 그린피도 한국의 배에 달하는 곳도 수두룩하다”면서 “골프장과 카지노가 완공되면 중국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회원권을 분양하는 현지 법인도 설립했다.

정 회장은 블라디보스토크 골프장이 러시아에 K-골프를 뿌리내리게 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도 중국처럼 골프 산업이 걸음마 단계다. 골프장이 완공되면 러시아 내국인도 이곳을 많이 찾을 것으로 본다”면서 “골프 인구 증가에 따른 의류용품과 장비, 아카데미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나에게 골프란…

- 예측할 수 없는 삶과 닮아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은 행운아다. 나에게 골프란 그런 의미다. 골프장 컨설팅과 회원권 분양 등 내가 좋아하는 골프 관련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골프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운동이다. 인생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장갑을 벗기 전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했던 일은 크게 예측을 벗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회원권을 분양받는 고객은 골프를 즐기고, 시간이 흘러 회원권의 가치가 커져 경제적 이득을 보는 것은 뿌듯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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