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작년 사직야구장 개선 공사
- 담장까지 거리 늘리고 펜스 높여
- 투수진 허용 홈런 5개, 리그 최저
- 성민규 단장 리모델링 효과 톡톡

올 시즌 홈 구장 외야 담장을 높인 롯데 자이언츠가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피홈런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투수들 성적이 좋아진 것이 단연 눈에 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외야 공사를 통해 변신한 롯데 홈 구장 사직야구장은 담장 펜스가 기존 4.8ｍ에서 6ｍ로 더 높아졌다. 국제신문 DB

팀당 25~26경기씩 치른 2일 기준 롯데 투수진이 허용한 홈런은 5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최소 피홈런 2위인 키움 히어로즈(10개)는 롯데보다 배가 많다. 최다 피홈런은 삼성 라이온즈(19개)다.

9이닝당 피홈런도 0.20개에 불과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0.20개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롯데는 지난겨울 홈 구장인 사직야구장 개선 공사를 단행했다. 홈플레이트를 백스톱(포수 뒤쪽 본부석 앞 그물망) 쪽으로 2.884ｍ 당겨 중앙 담장까지의 거리가 기존 118ｍ에서 120.5ｍ로 2.5ｍ 늘어났다. 좌우는 각 95ｍ에서 95.8ｍ로 확대됐다.

담장 펜스도 기존 4.8ｍ에서 6ｍ로 더 높아졌다. 그동안 홈런이 많이 나와 타자 친화적 구장이었던 탓에 투수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다. 성민규 단장이 이를 추진하면서 롯데 담장은 이른바 ‘성담장’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그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공이 배트에 정확히 맞지 않는 이상 타자들의 타구는 번번이 성담장에 막히곤 한다. 지난달 8일 열린 홈 개막전에서도 1회 초 두산 베어스 김인태의 타구가 예년 같았으면 충분히 홈런이 됐을 거리였지만 펜스 상단을 맞고 2루타가 됐다. 같은 날 8회 말 안치홍의 타구도 철망을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롯데 투수들의 성적이 좋아졌다. 2일 기준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아직까지 홈런을 맞지 않은 투수는 총 9명이다. 이 중 박세웅과 이인복도 피홈런이 없다. 선발에서는 찰리 반즈가 1개, 김진욱이 2개를 허용했다. 불펜에서는 문경찬이 2개를 헌납했다. 5개의 피홈런 중 사직야구장에서 3개가 나왔다. 롯데 투수진은 지난달 17일부터 2일까지 13경기 연속 무피홈런을 기록 중이다.

과거 홈런이 됐을 타구들이 외야수에게 잡히면서 부담감을 던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던질 수 있게 됐다. 롯데 투수들은 강속구로 외야 뜬공을 만드는 유형이 많아 더욱 유리하다. 올 시즌 롯데 투수진이 리그 최강의 모습을 보이는 것도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함께 높아진 담장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성담장이 롯데 투수진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롯데의 선택이 현재까지는 효과 만점이라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