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년 차를 맞는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완벽한 ‘좌완 에이스’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 약점이었던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이한 단계 발전했다. 롯데 팬들은 한 동안 끊어졌던 토종 좌완 에이스의 탄생에 환호하고 있다.
김진욱은 지난 5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시즌 첫 ‘낙동강 더비’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
| 지난 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롯데 김진욱이 5회 말 2사 1, 2루의 위기에서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
프로 첫 해인 지난해 선발 안착에 실패했던 터라 ‘혹시나’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1회 말 3타자를 상대해 삼진 2개를 솎아내면서 우려는 기대로 바뀌었다. 이후 김진욱의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끌고 갔다. 프로 데뷔 후 가장 긴 7이낭을 소화면서 2피안타 1실점 10탈삼진으로 첫 선발승을 따냈다. 좌완 선발이 두 자릿수 탈삼진을 잡아낸 것은 2014년 5월 9일 NC전에서 장원준이 7⅔이닝 동안 10탈삼진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김진욱은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돼 있었다. 최고 시속 149㎞의 패스트볼을 비롯해 날카로운 슬라이더, 폭포수 같 커브로 NC타선을 압도했다. 2개의 피안타 중 솔로 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전체 1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진욱은 지난 시즌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고교 시절 특급 좌완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지난 시즌 팀 선발 투수로 출발한 뒤 부진 속에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다. 선발로 나선 5경기에서는 3패만 떠안으며 평균자책점 10.80에 그쳤다. 18⅓이닝 동안 18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등 제구력 불안이 컸다. 결국 지난 시즌 선발과 불펜을 포함해 39경기에서 4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절치부심했다. 리키 마인홀드 총괄 투수코치는 김진욱의 세세한 투구 폼까지 조언하며 열정을 쏟았고, 팀도 각종 트래킹 장비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력 향상을 도왔다. 마인홀드 코치는 김진욱에 대해 “잠재력이 굉장히 좋고 차근차근 자신의 투구 루틴을 완성해가고 있어 뛰어나다”고 칭찬했는데 시범경기는 물론 정규시즌에서도 잠재력을 터뜨렸다.
마운드에서 생각을 비우고 던지는 것이 주효하고 있다. 기술적인 면과 더불어 멘탈적으로도 안정을 찾으면서 마운드에서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이날 경기에서 5회 말 2사 1, 2루 위기에서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주먹을 쥐며 포효하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김진욱은 “올 시즌에는 던지는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며 마운드에서 불필요한 생각들을 줄인 것이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욱이 선발에 안착한다면 롯데 마운드는 힘이 붙을 전망이다. 만 19세여서 장기적으로 롯데 마운드의 중심 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형광-장원준-브룩스 레일리로 이어지는 좌완 에이스의 계보를 잇는 대형 선수가 탄생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