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 10개월 만에 필드 복귀
- 다리 절뚝이는 등 회복 시간 필요

- 이번 대회 우승은 존 댈리 父子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크게 다쳤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10개월 만에 돌아온 필드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한 실력을 선보였다.

우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 골프 클럽(파72)에서 열린 PNC 챔피언십(총상금 108만5000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아들과 함께 15언더파를 합작해 최종 25언더파 119타로 2위에 올랐다. 우승은 15언더파 57타를 쳐 합계 27언더파 117타를 기록한 존 댈리와 아들 존 댈리 주니어가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공식 투어가 아닌 이벤트 대회로, 둘이 친 공 가운데 더 좋은 지점에서 다음 샷을 하는 스크램블 방식이다.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자신의 차량을 타고 가다 도로 아래로 굴러떨어져 두 다리 모두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던 우즈는 10개월 만에 필드에 나섰다.

부활을 예고한 경기였다. 우즈와 찰리 부자(父子)는 이날 버디 13개와 이글 1개를 잡아냈다. 특히 7번~17홀까지 11개 홀 연속 버디에 성공했다. 우즈는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날렸고 날카로운 아이언샷과 예리한 퍼트는 여전했다.

직전의 대형 사고로 다리를 절단할 위기까지 내몰렸던 우즈는 힘든 재활을 이겨냈다. 최근에는 연습하는 모습을 공개해 필드 복귀를 암시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해냈다는 게 행복하고 감사하다. 두 다리가 멀쩡하고 걸을 수 있다”며 “몇 주 전만 해도 필드에 나설 수 있을지 몰랐지만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아들과 함께 페어웨이를 걸을 수만 있기를 바랐다”고 필드 복귀 소감을 밝혔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자주 카트를 이용했다. 절뚝거리기도 해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경쟁할 수준은 아니라는 우즈는 “많이 피곤하다. 익숙하지 않다”며 “다친 이후 이제 고작 네댓 번 라운드했다.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1년 만에 대중 앞에 나선 찰리는 향상된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작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아버지 우즈와 닮은 스윙과 몸짓, 세리머니 등으로 눈길을 끈 찰리는 비거리도 230야드 안팎으로 늘었고 샷에는 힘이 더 붙었다. 찰리는 아버지가 볼을 그린에 올리면 버디 퍼트를 성공하는 모습을 여러 번 연출했다. 윤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