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12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포항은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0-2로 졌다.

2009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포항은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고 외국인 선수가 제 몫을 못하는 등 어려운 시즌 속에서도 12년 만에 결승에 올라 ‘기적’을 기대했지만, 통산 4번째 우승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포항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권과 우승 상금 400만 달러(약 47억6000만 원)는 놓쳤다. 그러나 준우승만으로도 상금 250만 달러(29억7000만 원)를 확보했다.

사우디 알힐랄은 1991시즌, 1999-2000시즌, 2019시즌에 이어 통산 4번째로 정상에 올라 대회 최다 우승팀으로 등극했다. 포항은 전반 1분 전열을 맞추기도 전에 실점했다. 킥오프 20초 만에 사우디 대표선수 나세르 알다우사리가 약 30ｍ 지점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날려 포항 왼쪽 골대 상단에 꽂았다.

기세를 올린 알힐랄은 프랑스 대표 출신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경험한 바페팀비 고미스, 지난 시즌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에서 EPL 11골을 넣은 마테우스 페레이라 등 호화 공격진을 앞세워 포항 진영을 몰아쳤다.

포항은 후반 시작과 함께 크베시치와 이수빈을 빼고 전민광과 고영준을 투입했지만 양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결국 후반 18분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포르투갈 명문 포르투에서 뛴 무사 마레가가 고미스의 침투 패스를 받아 전민광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골 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포항 김기동(48)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너무 이른 시간에 실점하며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많이 안 나왔다. 심리적으로 조급해하면서 실수가 잦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반 12분 신진호의 슈팅이 골대를 맞은 장면을 두고 “그게 들어갔다면 경기가 더 재미있어졌을 것”이라며 “전반 종료 후 따라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는데 후반에 공격적으로 나가면서 상대에게 뒷공간을 내줬다”고 패인을 짚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