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KBL(한국프로농구) 2021-2022시즌 시작을 알리는 미디어데이가 열렸지만 분위기는 무거웠다. 연고지 정착제가 무너지고 인기마저 급감해 소멸해가는 리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프로농구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은 10년 넘게 지겹도록 반복 중이다. 이제는 야구 배구 축구와 더불어 4대 프로스포츠로 묶기에도 인기가 부족한 수준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날 kt 농구단 사령탑을 맡기도 했던 전창진 전주 KCC 감독은 10개 구단 사령탑들이 우승 후보를 꼽는 시간에 홀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지목했다. 다른 6명의 감독이 kt를 우승 후보로 꼽는 와중에 전 감독은 “수도권에 대다수 팀이 몰려있는, KBL의 전국적인 지역 연고가 깨진 상황에서 가스공사가 대구에서 팀을 창단해 KBL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가스공사가 꼭 우승해서 대구 농구팬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를 바란다”고 발언했다. 이는 kt가 부산에서 수도권인 경기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긴 것을 저격하는 말이었다.
‘예전 같지 않은 농구 인기 회복을 위한 제언을 해달라’는 취지의 질문에도 연고지를 빈번히 옮기는 구단과 이를 용인하는 KBL을 지적하는 듯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올해 kt를 비롯, KBL 구단들은 빈번하게 연고지를 바꿔왔다. 1997년 리그가 출범할 때만 해도 KBL 구단은 5개 광역시에 뿌리를 내렸지만, 현재 광역시를 연고지로 둔 구단은 2곳 뿐이다. 첫 연고지를 지키고 있는 팀은 10개 팀 중 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인기를 높일 수 있을지) 모두가 같이 고민해야 하지만, 구단들의 성적 지상주의와 이기주의 때문에 그렇게 안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KBL이 홍보를 얼마나 잘 해왔는지 의문이다. 인기가 하락한 지 10년, 20년이 됐는데 그동안 ‘임팩트’ 있는 홍보 전략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전 감독은 또 “얼마 전에도 안 좋은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제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농구인은 경기력을 높이고, KBL과 구단들은 자신의 이익만 지키기보다는 프로농구 전체가 발전하는 방안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망가져 경기력 저하가 왔고, 인기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은 “학원 스포츠에서 연습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선수들이 프로에 올라와도 다시 연습을 시켜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