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삼성생명)가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신유빈(대한항공)과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조는 21년 만의 여자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수는 5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에서 열린 2021 도하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좡즈위안(대만)을 풀세트 접전 끝에 3 대 2(10-12 11-6 11-6 7-11 11-8)로 돌려세웠다. 1952년 시작된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의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8년 니가타 대회 유남규, 1992년 뉴델리 대회 강희찬, 2000년 도하 대회 김택수, 2017년 우시 대회 정상은(한국마사회) 등 4명의 한국 선수가 남자 단식 결승에 올랐지만 중국이나 대만 선수를 이기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다. 이상수는 이번에 처음으로 오른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올라운드 플레이어’임을 입증했다.

이에 앞서 신유빈-전지희 조는 여자 복식 결승에서 두호이켐-리호칭(홍콩) 조를 3 대 1(11-5 7-11 11-3 11-4)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아선수권 여자 복식에서 우승한 것은 2000년 도하 대회의 이은실-석은미 조 이후 21년 만이다.

신유빈은 또 도쿄올림픽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두호이켐에게 설욕했다. 2011년 귀화해 2010년대 중후반부터 국내 최강으로 군림했으나 메이저 국제대회에서는 한 번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던 전지희도 ‘국내용’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다.

한국 탁구는 전날 열린 혼합복식, 남자 복식, 여자 단식 결승에서 한국 선수들이 모두 일본 선수들에게 져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남자단식 이상수와 여자 복식 신유빈·전지희 조의 금메달로 웃을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는 ‘최강’ 중국이 코로나19 문제 등으로 출전하지 않았고, 일본·대만 등 다른 메달권 팀은 1.5~2진급 선수를 대거 내보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