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방전 체력 관리 등 장점 많아

- 롯데 홈 승률 ‘리그 꼴찌’ 약점

- 선발진 보강해 홈 이점 살려야

‘홈 약체’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가 홈 경기만 잔뜩 남겨두고 있다. 홈 경기 이점을 살린다면 가을야구를 노려볼 수 있지만, 징크스를 털지 못하면 순위가 더 처진 채 시즌을 마감할 수도 있다.

29일 KBO에 따르면 롯데는 앞으로 치르는 25경기 중 20경기를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치른다. 특히 시즌 잔여경기 일정이 치러지는 다음 달 9일부터는 15경기 중 13번이 홈 경기다. 그동안 우천과 사직구장 배수 문제로 홈 경기가 무더기로 취소됐던 탓이다.

롯데는 29일 현재 53승 4무 62패를 기록하며 8위에 머물고 있다. 5위 키움 히어로즈와 격차는 5.5경기로, 남은 경기 일정을 고려하면 롯데가 이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5할 승률이 5강 진출의 마지노선이라고 보면 막판 극적인 연승 행진을 이어갈 경우 5강 진입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롯데가 남은 25경기에서 17승을 거두면 정확히 5할 승률을 채울 수 있다. 여기에 서스펜디드 경기도 있다. 지난 6월 27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경기가 비로 인해 중단되면서 다음 달 7일 더블헤더로 편성됐다. 당시 롯데는 3 대 2로 앞선 7회초 1사 2·3루 득점권 기회에서 폭우로 경기가 서스펜디드 선언됐다. 이 경기의 승리를 예약해놨다고 계산해볼 수도 있다.

문제는 롯데가 리그에서 가장 낮은 홈 승률을 기록하는 팀이라는 점이다. 21승 29패 2무로 최하위 한화(23승 31패 6무)보다도 낮다. 남은 홈 경기에서도 비슷한 모습이면 가을야구는커녕 8위 자리도 위태롭다.

그렇지만 남은 일정을 보면 롯데에 유리하게 짜였다. 7~9일 원정을 끝낸 후 사흘 쉬고, 13~17일 경기 후 나흘을 휴식한다. 다시 3경기를 치르고 바로 다음 날 1 경기 원정을 다녀온 뒤 하루 쉬고 남은 일정을 치른다.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아낌없이 쓸 수 있는 상황이다. 7주 연속으로 더블헤더를 치른 덕분(?)에 얻은 성과다. 선발투수진이 막강해야 이런 홈 경기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최근 롯데 1~5선발 가운데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전무하다. 지난주 롯데는 더블헤더를 포함한 7경기에서 5회를 넘긴 선발투수가 이인복 1명밖에 없었다. 이인복도 6이닝 6실점으로 성적이 좋지는 못했다. 지난해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던 댄 스트레일리는 올해에는 7승 11패, 평균 자책점 4.50으로 최다 패 투수로 전락했다. 2선발 앤더슨 프랑코는 9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8.10으로 치솟았다. 후반기 에이스로 떠오른  3선발 박세웅마저 최근 2경기에서 모두 5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4·5선발을 맡은 이승헌 이인복 서준원도 들쑥날쑥한 피칭을 보여 롯데는 불펜의 과부하가 심화하고 있다. 그런데도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시즌 내내 홈과 원정을 오가는 중에 치르는 홈 경기와 부산에서 머물다 치르는 홈 경기는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 관리 측면에서 천양지차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에만 4팀이 몰린 탓에 롯데 선수들은 원정을 치르려면 가장 먼 거리를 오가야 했다. 그렇지만 일정 대부분 이번에는 홈에서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원정팀을 상대할 수 있다.

허구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롯데에는 유리한 일정만 남았다. 가을야구를 할 팀이 어느 정도 정해지긴 했지만 롯데가 홈에서 연승행진을 벌이면 아직 모른다”며 “다만 투수진이 문제다. 그동안 치고 올라올 듯했지만 외국인투수 원투펀치가 무너지는 바람에 승수를 쌓지 못했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