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최하위 한화서도 2명 배출
- 총투표수 늘었지만 롯데 득표↓
- 저조한 홈 성적·감독 교체 탓 커

프로 스포츠는 인기를 먹고 산다. 성적만 좋은 구단보다는 인기 스타가 많은 구단이 가치 면에서는 ‘알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지만 이마저도 옛일이 됐다. 올 시즌 롯데는 올스타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비인기 구단으로 전락했다.

별 배지가 달린 올스타 모자를 쓴 SK 와이번스 추신수가 지난 25일 kt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kt 위즈 제공

지난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 나선 롯데 선수 중 모자에 ‘2021 올스타’ 배지를 부착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KBO는 팬투표로만 뽑은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올스타 베스트 선수’에게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이 배지를 부착하고 경기에 뛰도록 했다. 그렇지만 롯데 선수들은 팬투표에서 밀려 올스타에 들지 못했다. 같은 날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 팬들은 경기 시작 전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들이 특별 트로피를 받는 모습을 지켜봤지만 롯데 팬에게는 남의 일이었다.

지난 시즌만 해도 롯데는 딕슨 마차도, 댄 스트레일리, 김원중, 구승민, 손아섭 등 올스타 5명을 배출했다. 당시에도 팬투표로만 올스타를 뽑았다. 마차도는 당시 최다 득표 선수로 84만9441표를 얻는 등 후보에 오른 롯데 선수 대부분 30만~80만 표를 얻었다. 이번에는 10만~40만 표를 얻었다. 특히 올해 올스타 투표에는 총 165만7331표가 집계돼 지난해 137만1993표보다 30만 표가량 늘었지만, 롯데 선수들의 표는 되레 줄어들었다.

올 시즌 최고 인기 팀은 올스타를 무려 11명이나 배출한 리그 2위 삼성 라이온즈다. 부산 인구보다 약 100만 명이 적은 대구를 연고지로 하는데도 원태인, 우규민, 오승환, 강민호 등 전국구 스타를 보유한 덕이다. 반면 롯데는 손아섭이 최근 최연소·최단기간 2000안타를 때렸고,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도 여전히 건재한 타격을 뽐내지만 팬들의 관심에는 어느 정도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인기투표이기에 성적에 따라 특정 팀에 표가 몰린다고는 하지만, 9위와도 6.5게임이나 뒤지는 리그 최하위 한화도 올스타를 2명(노시환정은원) 배출했다. 또 롯데는 투표 기간인 지난 6·7월 17승 15패를 기록해 성적은 물론 다득점 경기도 많아 경기 내용도 좋았다.

롯데는 자타가 공인하는 성적과 무관한 인기 구단이었다. 2005~2012년 8시즌 중에서 최다 득표 선수 6명을 배출했고, 2012 시즌에는 리그 최초로 베스트10을 독식했다. 당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던 강민호(현재 삼성)는 총 89만 2727표를 획득해 역대 최다득표 신기록을 작성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한 야구 전문가는 “당연한 결과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올 시즌 89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에서 15승밖에 거두지 못한 팀이 홈 팬의 응원을 받기는 힘들다”며 “여기에 더해 구단이 지난 시즌 말미부터 올 시즌 초까지 과도하게 전임 감독과 관련한 부정적인 이슈에 시달렸고, 이 때문에 스타 마케팅을 펼칠 여력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