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부터 매년 세자릿수 맹타
- 박용택 2504안타 경신 시간 문제
- 손 “韓 야구사 맨 위에 오르고파”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이 최소 경기, 최연소 2000안타를 때리며 팀의 연속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그의 다음 목표는 KBO 최다인 2505안타다.
손아섭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초 기습번트를 내야 안타로 만들며 2000안타 대기록을 챙긴 데 이어 7회초 3 대 3 상황에서 결승타를 때려 팀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이 됐다. 2번 타자로 선발출장한 그는 1회 무사 1루에서 3루 쪽 기습 번트를 했다. 절묘하게 3루 선상으로 굴러간 공을 3루수 문보경이 잡아 1루로 던졌지만, 손아섭의 발이 더 빨랐다. 손아섭이 지난달 11일 대구 삼성전 이후 계속된 4경기 연속 무안타와 13타수 연속 무안타 늪에서 빠져나오고, 1636경기 만 33세4개월27일 만에 2000안타를 때린 순간이었다.

양준혁 전준호 장성호 이병규 홍성흔 박용택 정성훈 이승엽 박한이 이진영 김태균 최형우에 이은 KBO리그 역사상 13번째 2000안타다. 롯데 선수로는 처음이다. 롯데 ‘레전드’인 전준호 NC 다이노스 코치와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2000안타를 때리긴 했지만 각각 롯데가 아닌 히어로즈(현 키움)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달성했다.

이병규 LG 코치의 1653경기, 장성호 위원의 34세11개월을 모두 단축한 ‘최소 경기’ ‘최연소’ 2000안타다. 예상 밖의 번트였지만 올 시즌 손아섭은 4차례 번트를 시도해 100% 성공시켰다. 3차례 내야안타로 만들었고, 지난달 4일 SSG전에서는 수비 실책으로 안타 기록이 되지는 못했어도 3루수가 허를 찔리는 바람에 실책을 범해 안타와 진배없었다.

오는 10월 7일이면 이 기록 달성 시점은 최소 1개월 당겨진다. 손아섭은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지난 6월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1안타를 쳤기 때문이다. 이 경기가 7회에 강우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면서, 이때 친 손아섭의 안타가 개인 통산 성적에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10월 7일에 재개할 잠실 두산전 성적은 ‘6월 27일 기록’으로 정산돼 이 경기 종료 후 손아섭의 대기록은 1631경기, 33세3개월22일로 조정된다. 손아섭의 2000안타 달성 기록 시점도 지난달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으로 바뀐다.

이제 남은 기록은 박용택 KBSN스포츠의 야구 해설위원이 달성한 2504 안타다. 손아섭은 2010년 129개 안타를 치며 데뷔 첫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한 후 지난 시즌까지 11시즌 평균 165안타를 때려 은퇴 전에 이 기록을 깰 수 있으리라 예견된다.

지난 14일 경기를 마친 후 손아섭은 “상대 선발이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인데, 1회에 컨트롤이 안 되다 보니 타자와 승부에 급급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번트는 예상 못 할 거로 생각하고 시도했는데 안타가 됐다”며 “앞으로 선수 생활할 날이 많이 남았다. 구체적인 숫자보다는, 이왕이면 한국 야구 역사 맨 위에 제 이름이 자리하는 기록을 세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15일 LG와의 마지막 3연전을 앞두고 손아섭을 “승리를 향한 열정이 매우 강한 선수”라며 극찬했다. 그는 “야구는 실패가 많은 종목이다. 그 장애물을 넘지 못해 실패하기도 하고, 멘탈이 무너지기도 한다. 하지만 손아섭은 비록 실패하더라도 그 장애물을 뛰어넘으려고 매일 동기부여를 한다”고 평가했다.

롯데는 손아섭의 2000안타로 경기를 리드했고, 2001안타로 4 대 3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번트 안타는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었고, 흔들린 LG 선발 손주영은 전준우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정훈의 우익수 쪽 희생플라이와 안치홍의 우월 2루타, 이대호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가 이어져 롯데는 1회에 3점을 뽑았다. LG도 3, 4, 5회 1점씩을 뽑으며 따라붙었다. 7회 2사 후 딕슨 마차도가 볼넷으로 출루한 후 타석에 선 손아섭은 바뀐 LG 좌완 김대유의 초구를 때려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결승타를 뽑았다. 롯데는 지난 10~12일 NC다이노스와의 원정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한 데 이어, LG와의 13~15일 주말 잠실 3연전에서도 위닝시리즈를 확보해 휴식기 이후 2경기 연속 위닝 행보를 이어갔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