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투입 박지수, 철벽수비 예고
- 대표팀, 잔디 밟으며 결의 다져
- 9년 만에 동메달 이상도 기대
- 상대팀 해외파 많아 방심 금물

코로나19 여파로 1년 미뤄진 2020 도쿄올림픽이 대장정을 시작했다. 공식 개막일은 23일이지만 21일 일본과 호주의 소프트볼 경기가 열리면서 사실상 막을 올렸다.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은 22일 김학범호의 첫 경기로 ‘킥오프’한다.

도쿄올림픽 한국 축구 대표팀 김학범 감독과 주장 이상민이 뉴질랜드와의 본선 첫 경기를 하루 앞둔 21일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5시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치른다. 축구대표팀은 24세 이하 정예 멤버에 와일드카드 공격수 황의조(보르도), 미드필더 권창훈(수원), 수비수 박지수(김천상무)를 앞세워 금빛 질주에 나선다. 뉴질랜드와의 1차전은 한국 올림픽대표팀의 첫 경기라는 점에서 더욱 막중한 책임을 안는다. 첫 승전보는 우리 선수단 전체 사기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21일 첫 경기가 열릴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30분가량 그라운드를 밟으며 잔디 상태를 확인했다. 대표팀은 “생각했던 대로”라며 “다소 딱딱하지만 잘 돼 있다.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현재 뉴질랜드는 (성인) 대표팀급 구성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12명, 미국, 호주 등에서 뛰는 선수도 있어 쉽게 할 수 있다는 건 성급한 판단”이라고 경계하면서도 “우리 선수들에게 ‘긴장하고 움츠릴 필요 없다. 즐기고, 멋지게 놀아보자’고 주문한다. 코로나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국민께 꼭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도쿄올림픽 한국 축구 대표팀이 뉴질랜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하루 앞둔 21일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 입장해 잔디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세 이하의 주축 선수들은 2019년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예선을 시작으로 2년 넘게 대회와 훈련을 거듭하며 호흡을 맞춰왔다. 문제는 새로 합류한 와일드카드. 황의조와 권창훈은 엔트리가 확정된 뒤인 이달 초 최종 소집훈련에 합류, 아르헨티나·프랑스 평가전 때 기량을 점검한 게 다였다. 박지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와일드카드로 선발됐던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소속팀의 허락을 받지 못해 올림픽 차출이 불발되면서 일본 출국 전날 급하게 대체 투입됐다. 박지수가 정태욱(대구) 이상민(서울이랜드) 등 후배들과 얼마나 빨리 호흡을 맞춰 수비 불안을 해소할지가 ‘사상 최고 성적 도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 축구는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진출권을 따낸 1988년 서울부터 이번 도쿄 대회까지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선다. 1948년 런던과 1964년 도쿄 대회를 포함하면 통산 11번째 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진출했고, 2012년 런던 대회 때 첫 메달인 동메달을 따냈다. 김학범호가 9년 전 홍명보호가 일궜던 역대 최고 성적인 동메달을 뛰어넘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대회에 나서면서 뉴질랜드와의 1차전에서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뉴질랜드에 이어 루마니아(25일), 온두라스(28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A조 1위 또는 2위 팀과 8강에서 대결하는데, A조에 ‘숙적’ 일본이 포함돼 8강에서 한일전이 치러질 수도 있다.

한편 이날 도쿄올림픽 개막을 알리는 일본과 호주의 소프트볼 경기는 후쿠시마현 아즈마 스타디움에서 개최됐다. 후쿠시마현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원전사고가 난 지역으로, 일본은 후쿠시마가 대지진 피해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상징적인 의미로 개막 경기를 이곳에서 치렀다. 도쿄올림픽은 이렇듯 ‘부흥 올림픽’을 내세운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