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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표팀 선발은 골든글러브 시상이 아니다 /권용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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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 신인 좌완 김진욱이 태극마크를 달면서 한국 야구대표팀 사상 가장 어린 선수로 기록됐다. 고졸 신인으로 프로 첫해 성인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는 김진우 류현진 이의리 김진욱 4명에 불과하다. 김진우와 류현진은 3월생이고, 2002년 7월생인 김진욱은 동갑인 이의리보다 20여 일 늦게 태어나 최연소 타이틀을 따냈다.

롯데 팬은 가장 어린 국가대표 선수를 얻었지만, 이제 19살밖에 안 된 선수는 비난을 한 몸에 받아내야 했다. 대표팀 발탁과 동시에 성적을 근거로 들며 ‘객관적인 점수 산정 방식을 공개하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포지션별로 선수들 성적을 줄 세운 다음 높은 순위를 기록한 선수를 뽑으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점수만으로 대학에 가던 학력고사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주장이다. 이 같은 사태를 본 전문가도 “단기전에 쓸 선수를 숫자만 보고 뽑느냐”며 한숨을 내쉰다. 김진욱은 국제경기에서 특히 빛을 발할 유형의 투수다. 수직으로 공을 뿌리는 특이한 투구 폼에 더해 공을 손에서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높다. 구속도 시속 140㎞ 후반인 데다 볼 끝도 좋아 그를 처음 상대한 타자는 마치 하늘에서 공이 내려오다 다시 솟구치는 듯한 느낌을 받아 타이밍을 맞추느라 애를 먹는다.

김경문 감독도 지난달 16일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때 좌완투수로 김진욱을 엔트리에 올리지 못해 아쉬워했다. 구위는 좋았지만 지난 5월 30일까지 선발로 등판한 4경기에서 평균 자책점 10.90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김진욱은 고교 시절 위기상황에 마운드를 넘겨받아 긴 이닝을 소화해온 탓에 프로 첫해에 선발보직을 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층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지난달부터 중간계투로 보직을 바꾼 김진욱은 다른 선수가 됐다. 원포인트부터 1이닝 혹은 연투가 모두 가능하고, 좌타자를 상대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구원투수로 13경기에 출전해 11⅔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기록했고, 이 중 10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지난 4일 인천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는 8회말 1사 만루의 위기에서 특유의 라이징패스트볼로 ‘빅리거’ 추신수와 리그 최고의 홈런타자 최정을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 감독도 김진욱을 위기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강심장의 왼손 투수로 기억하게 됐고, 박민우가 방역 스캔들로 낙마하자 대체 선수로 합류시켰다.

김진욱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선수나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은 속이 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국가대표팀을 선발하는 일은 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를 시상하는 골든글러브와 다르다. 첫 경기인 이스라엘부터 시작해 미국, 일본을 맞아 이길 수 있는 선수를 뽑는 게 1차 목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생활레포츠부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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