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올림픽 금메달 기대감 커져
- 이정은 7위·김효주 공동 8위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세계랭킹 1위를 내주며 한동안 주춤했던 고진영(26)이 7개월 만에 침묵을 깨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을 추가했다. 고진영의 이번 우승으로 LPGA 한국 선수 무승 행진도 올 시즌 7경기에서 멈춰 도쿄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 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VOA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고진영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고진영은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 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VOA)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마틸다 카스트렌(핀란드)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고진영은 작년 12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지 7개월 만에 통산 8번째 LPGA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를 받은 고진영은 상금랭킹 7위(79만1336달러)로 상승, 상금왕 3연패에도 도전한다.

올해 LPGA 투어 10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면서 무려 112주 동안 지켰던 세계랭킹 1위를 지난달 28일 코르다에게 내줬던 고진영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1위 탈환을 노린다.

카스트렌에 1타 앞선 단독 1위로 이날 최종 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1번(파4)과 2번(파5), 4번홀(파4) 버디로 4타 차까지 앞서갔으나 흔들리며 다시 쫓겼다. 1타 차로 앞선 채 마지막 18번홀(파4)에 오른 고진영은 카스트렌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는 걸 본 뒤 1.2ｍ 파퍼트를 침착하게 집어넣어 우승을 확정했다.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넉 달 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격리 때문에 귀국도 못 했다. 하늘에 계신 할머니께 감사드린다”며 “지난 몇 대회 동안은 ‘골프 사춘기’ 같았다. 버디만 하면 그다음 공의 바운드가 좋지 않거나 무언가를 맞고 나가는 등의 불운이 있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그래도 ‘사춘기 또한 나쁘지 않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7월이 되자마자 이렇게 좋은 일이 생겨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되찾은 고진영의 다음 목표는 도쿄올림픽 메달이다. 박인비(33) 김세영(28) 김효주(26)와 함께 올림픽에 출전하는 고진영은 올림픽 전 진행되는 4개의 LPGA투어 대회 중 오는 22일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만 뛰고 도쿄로 갈 예정이다. 그는 “(에비앙 챔피언십을 올림픽) 시험 무대라고 생각하겠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이것저것 시도해본 후에 일본으로 건너가겠다”고 말했다.

VOA 클래식에서 이정은(25)은 7위(11언더파 273타)로 이번 시즌 두 번째 톱10에 올랐고, 김효주는 공동 8위(10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