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장례가 9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축구인장으로 엄수됐다. 발인 등 장례 절차는 유족 뜻에 따라 가족과 일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및 축구인 등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유 전 감독은 췌장암 투병 끝에 지난 7일 5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유 전 감독의 유족은 부인 최희선 씨와 2남(선우 성훈) 1녀(다빈)가 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스리랑카전을 앞두고 8일 경기도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왼쪽)과 손준호가 훈련에 앞서 고 유상철 감독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전 감독과 함께 국가대표로 한일월드컵 4강 기적을 일궜던 황선홍 전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최진철 전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등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송경섭 감독, 안효연 동국대 감독, 성남 FC 골키퍼 김영광 등 동료와 후배들도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유 전 감독은 경기도 용인평온의숲에서 화장 후 충북 충주시 앙성면 진달래메모리얼파크에서 영면한다. 지난해 3월 역시 췌장암과 싸우다 별세한 고인의 어머니를 모신 곳이다. 그는 투병 중에 어머니를 여의는 슬픔을 겪으면서도 건강 회복과 복귀 의지를 다졌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른 시기에 세상을 떠난 애제자에게 ‘나와 한국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표현하며 “비록 우리 곁을 떠났지만 우리가 함께했던 추억, 그대의 미소와 환희는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추모의 메시지를 보냈다.
인천 사령탑을 맡던 2019년 10월 황달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유 전 감독은 병마와 싸우면서도 벤치를 지켜 그해 팀을 2부 리그 강등 위기에서 구해낸 뒤, 이듬해 “꼭 돌아오겠다”며 지휘봉을 내려놓고 치료에 전념했다. 투병 중에도 인천의 훈련장이나 경기장에 모습을 종종 드러내, 지난 시즌 중반 인천이 부진에 빠져 감독이 경질됐을 때 유 전 감독의 현장 복귀가 거론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올해 초 암세포가 뇌로 전이되면서 병세가 급격히 악화해 하늘의 별이 됐다.
이선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