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팬 “남아달라” 온라인 청원
- 전문가 “시장·구단주가 나서야”
남자프로농구(KBL) kt 소닉붐이 부산시로부터 훈련장 및 경기장 건립 부지 제공을 제안받았지만 KBL 사무국에 연고지 이전을 신청하는 등 ‘둥지 옮기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부산시, 부지·체육시설 제안
KBL 사무국은 9일 열리는 제26기 제4차 임시총회 및 제5차 이사회에서 kt 구단이 요청한 연고지 이전의 건을 심의·의결한다고 7일 밝혔다. 연고지 이전은 KBL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kt는 경기도 수원시를 새로운 연고지로 활용할 계획을 올렸다. 홈구장은 여자프로농구(WKBL) 부산 BNK 썸의 전신인 수원 OK저축은행 읏샷이 사용했던 서수원칠보체육관 등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사무국은 2017년 6월 연고지 정착제를 발표하면서 2023-2024시즌 전까지 훈련장과 홈구장을 같은 지역에 두도록 했다. 홈구장은 사직체육관이지만 훈련장은 수원에 있는 kt는 부산에 훈련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만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기면 훈련장 건립비 등을 아낄 수 있다.
앞선 지난 4일 kt는 부산시로부터 부지를 받은 뒤 새 경기장과 훈련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제안받았다. 부산시가 부지를 제공하면 kt가 이곳에 훈련장과 경기장을 짓고, 필요한 재원은 국민체육진흥기금 등 국비와 부산시 시비, 민간투자금으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민간투자금은 스포츠산업진흥법에 따라 경기장 사용료를 선납하는 조건으로 kt가 마련하는 형태다.
시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을 참고해 기존 체육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시가 강서구 강서체육공원, 기장군 기장체육관, 금정구 금정체육공원 내 체육시설 등 3곳 중 원하는 장소를 제공하면 kt는 이 시설을 훈련장으로 개·보수하는 방식이다. 홈구장인 사직실내체육관 옆 보조경기장은 연간 7만 명이 방문하는 생활체육시설로 활용되는 만큼 시민 반발이 우려돼 제외됐다.
■팬들 “남아달라”…kt, 이전 추진
그렇지만 kt는 시의 제안을 검토하기보다는 사무국에 연고지 이전을 신청했다. 이른바 ‘1옵션’은 정착이 아니라 이전인 셈이다. 구단은 지난 4년 동안 시에 연고지 정착 관련 공문조차 안 보내다 시한이 촉박해지자 부산을 떠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부산시농구협회 박종윤 부회장은 “kt가 결국 비용절감 차원에서 연고지 이전 신청을 한 것인데 과연 명분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부산시장과 농구단 구단주가 직접 만나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시와 kt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kt가 연고지 이전을 추진하자 애정을 쏟아왔던 지역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정착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본지 보도(국제신문 지난달 27일 15면 등 보도)가 나간 후 부산시 홈페이지 청원 사이트(시민청원 와글와글)에만 kt 농구단 정착을 촉구하는 청원(사진)이 10건이나 올라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2018년 12월 개설된 이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이 7일 현재 총 1117건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비중이다. 한 시민은 “사직체육관에서 농구 경기를 보며 삶의 활력을 찾았다”고 추억을 떠올리는가 하면 또 다른 시민은 “제2의 도시 부산에 3대 프로스포츠 구단 유지가 안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구단과 소통을 잘해서 부산에서 농구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