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부터 연고지 훈련 규정
- 야구단 있는 수원 선호하는 듯
남자프로농구(KBL) 부산 kt 소닉붐이 연고지 정착에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아 kt가 부산을 떠나려 한다는 우려가 지역 농구팬 사이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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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kt 소닉붐 선수단이 지난달 1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 인삼공사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친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KBL 제공 |
26일 KBL 사무국에 따르면 2023년 6월부터 모든 구단 선수들과 사무국은 연고지에서 훈련과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kt는 지난해 9월 부산시와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했다(국제신문 지난해 10월 30일 자 18면 보도)고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이날 취재 결과 양측은 지금까지 제대로 입장을 교환하는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kt는 2003년부터 20년 가까이 ‘부산’ 간판을 달았지만 경기 때만 찾는 ‘주말농구단’이다. 선수와 코치진은 훈련장이 있는 경기 수원에서 운동하고, 업무를 보는 구단 사무국도 이곳에 있다. 선수들 숙소 역시 그 근처에 있다. 부산은 홈 경기가 열리기 하루나 이틀 전에 찾고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비시즌 기간 홈팬들이 팀의 간판스타 허훈이나 양홍석을 만나려면 사직체육관이 아닌 수원을 찾아야 하는 상식과는 어긋나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부산을 연고지로 뒀다는 건 허울뿐인 셈이다.
이런 문제는 다른 지역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제기돼 왔고, KBL은 2017년 3월 연고지 정착제를 결정했다. 하지만 kt와 부산시는 4년이 넘도록 관련 작업에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9월 15일 경기도 이천 생활을 마감하고 창원으로 훈련장과 구단 사무국을 완전히 이전한 창원 LG 세이커스와 비교되는 움직임이다.
kt 측은 부산시가 나서서 대안을 마련해주길 바라는 모양새다. 구단 관계자는 “새 훈련장이나 경기장을 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부산시가 기존 체육시설 중 리모델링해서 쓸 만한 곳을 제시해줬으면 하는데 아직 그런 제안을 받지 못했다”며 “기한 내 연고지 정착을 할 수 없게 되면 차선책을 고려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 차선책이란 부산을 떠난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kt 쪽에서 ‘훈련장을 어떻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줘야 하는 데 그런 게 아직 없다. 이런 상황에 시가 먼저 나서서 훈련장 리모델링이나 부지 제공을 약속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지역 농구계 등에서 사직체육관 옆 보조경기장을 훈련장으로 고쳐 쓰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시는 연 7만 명이 각종 스포츠 교실과 대회 개최 및 훈련 용도로 쓰는 생활체육시설을 kt 측에 내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몸이 달아야 할 kt지만 외려 느긋한 움직임을 보이자 이참에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기려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수원에 구단 훈련장과 사무국이 있고, 홈구장으로 여자프로농구(WKBL) 부산 BNK 썸의 전신인 수원 OK저축은행 읏샷이 사용했던 서수원칠보체육관을 쓸 수도 있어 추가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다. 한국프로야구(KBO) kt 위즈 홈구장도 수원에 있어 모기업으로선 각 구단을 한 지역에 모으면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이전을 선호하는 눈치다.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KBL·WKBL 팀도 없어 수년 전부터 ‘kt 수원 이전설’이 나왔다.
kt가 연고지를 이전하면 가장 큰 피해는 십여 년 동안 홈팀을 응원해 왔던 지역 농구팬이 본다. 부산시도 미적지근한 체육행정으로 4대 스포츠 중 하나인 농구의 프로구단마저 수도권에 뺏긴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역 농구계 관계자는 “좋지 않은 모양새로 연고지를 포기하면 kt는 뜨내기 구단으로 전락한다. kt가 연고지를 수원으로 이전하기 위해 꼼수를 쓸리는 없으리라 본다”며 “대안은 생각해보면 많다. 철도부지 등을 활용할 수 있고 BNK 구단과 시설을 공유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kt는 2020-2021시즌 26승 28패 승률 0.481로 리그 6위에 그쳤으며, 6강 플레이오프 때 안양 KGC인삼공사와 맞붙어 3전 전패해 시즌을 최종 마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