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 17억·손아섭 15억 줄어
- 신세계구단 연봉 97억대 1위
- 올해 선수 평균 1억2273만 원
부자 구단인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의 연봉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대호·손아섭·민병헌 효과로 분석된다. 반면 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 구단의 연봉은 20% 올랐다.
4일 KBO 사무국이 공개한 10개 구단 선수 등록과 연봉 현황(신인·외국인 선수 제외)을 분석한 결과 롯데의 선수단 연봉 총액은 지난해 90억1600만 원에서 올해 52억200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10개 구단 중 연봉 감소 폭이 가장 크다. 롯데보다 적은 구단은 KIA 타이거즈(47억8600만 원)와 한화 이글스(42억3700만 원)뿐이다. 롯데는 2019년 리그에서 유일하게 연봉 총액이 100억 원 이상인 101억8300만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90억 원이 넘는 연봉을 쓴 독보적인 이 분야 1위 구단이었지만, 이번엔 8위로 내려앉았다.
구단별 연봉 상위인 28명만 추려서 비교해봐도 사정은 같았다. 지난해 28명에게 82억1200만 원을 지급했던 롯데는 올해 44억7900만 원을 줘 44.5% 급감했다. 역시 롯데보다 적은 구단은 KIA(39억500만 원)와 한화(34억3200만 원)뿐이다.
이는 롯데 이대호·손아섭·민병헌의 연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지난해 25억 원을 받았지만, 올해 새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어 8억 원을 받는다. 지난해 손아섭과 민병헌은 각각 20억 원, 12억5000만 원을 받았지만 FA를 앞둔 마지막 시즌인 올해는 둘 다 5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FA 마지막 시즌에 연봉이 낮으면 낮을수록 선수에게 유리한 점이 작용했다. 구단은 재계약 FA로 풀린 선수를 영입할 때 원소속 구단에 해당 선수가 받은 직전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직전 연봉이 줄어들면 원소속 구단은 두둑한 보상금을 놓치는 것은 물론 영입 경쟁이 치열해져 여러모로 손해지만 선수 측의 요구로 이렇게 연봉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세 선수 덕에 줄어든 연봉만 약 40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이대호는 구단 내에서 최고액을, 손아섭·민병헌은 전준우와 함께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는다. 그 뒤를 안치홍(2억9000만 원), 노경은(2억 원), 김원중(1억7000만 원)이 잇는다.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곳은 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 구단이다. ‘빅리거’ 추신수를 영입하고 FA 시장에서 최주환을 잡은 덕분에 지난해 70억9800만 원에서 올해 97억5600만 원으로 20.3%나 뛰었다. 2020년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우승팀 NC 다이노스가 83억4300만 원, 삼성 라이온즈가 73억57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렇지만 NC와 삼성의 연봉 총액은 전년도와 비교해 10%가량 줄었다. 선수단 연봉이 오른 구단은 신세계그룹과 kt 위즈(6.7%)뿐이다.
10개 구단 선수단 연봉 총액 규모도 작년 739억7400만 원에서 652억9000만 원으로 약 87억 원 낮아졌다.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뺀 10개 구단 소속 선수 532명의 평균 연봉은 1억2273만 원으로 지난해 1억4448만 원에서 15.1% 감소했다. 박용택·김태균 등 고액 연봉 선수들이 은퇴하고 양현종이 미국프로야구로 떠난 데 이어 각 구단이 내부 육성을 통한 재건으로 운영 기조를 바꾸면서 선수들이 젊어진 게 연봉 감소 이유로 꼽힌다. KBO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2018년 최초로 1억5000만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9년 1억5065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