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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김진욱 공 수직 무브먼트·회전수 2300 찍혀 ‘화들짝’

롯데UP, 우승 프로젝트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1-02-16 19:47:5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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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로 첨단 피칭랩 시연
- MLB 구단도 절반만 가진 시설
- 투수는 물론 타자·포수도 이용
- 데이터 모아 훈련·재활에 활용
- “우승할 수 있는 강한 팀 만들 것”

16일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부산 사직구장 4층 실험실에 신인 투수 김진욱이 반바지만 입은 채로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동그란 센서 20여 개를 달고 나타났다. 실내에 마련된 마운드에 오른 그는 ‘준비 시작’이라는 연구개발(R&D)팀 김혜리 체육역학박사의 안내에 따라 전력으로 혹은 힘을 빼고 신중하게 한 구씩 던졌다. 박현우 스카우트·육성총괄은 옆에서 모니터와 선수를 번갈아 관찰했다. 김진욱이 던진 공은 12개. 이로써 준비시간까지 40분에 이르는 실험은 끝났다.

김진욱은 “첨단장비로 훈련하니 프로에 왔다는 실감이 난다”며 “피칭랩에서 투구하면 투구폼 등이 3D 모션 등으로 나온다고 해서 궁금했다. 팔이 올라오는 타이밍이나 어디서 어떻게 힘이 쓰이는지, 팔 각도가 어떤지에 대한 세세한 부분이 정확하게 나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결과 아닌 과정 보여주는 첨단시설

16일 부산 사직구장에 마련된 투구 분석 시스템인 ‘피칭랩’에서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김진욱이 센서 20여 개를 온몸에 달고 공을 던지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롯데의 ‘피칭랩(Pitching Lap)’ 훈련 장면이다. KBO 구단 중 롯데만 갖춘 시설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이 시설이 있는 구단은 절반이 채 안 된다. 모든 구단이 운영하는 랩소도(이동식 궤적 추적 장치), 블라스트 모션(타격 때 배트스피드, 발사각 등을 측정하는 장치)이 ‘결과’를 측정하는 기기라면 피칭랩은 선수의 몸이 이 같은 결과를 내려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보여준다.

롯데는 지난해 3월 2억 원을 들여 사직구장 4층 강당을 개조, 피칭랩을 만들었다. 시설을 만드는 데는 큰 비용이 들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생체역학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고자 전문인력 6명을 채용했다는 점을 보면 큰 투자를 한 셈이다.

앞으로 김진욱은 매 분기 사직구장 피칭랩에서 공을 던지며 자신의 생체역학 자료를 쌓아가게 된다. 자료가 쌓이고 쌓이면 다른 선수와 비교 분석한 자료를 통해 더 빠르고 변화무쌍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투구 폼을 찾을 수 있게 된다. 혹은 부상 등 다양한 이유로 투구폼이 무너졌을 때도 코치진의 안목에만 의존하는 게 아닌, 자료를 참고해 더 빨리 최상의 밸런스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박 총괄은 김진욱의 첫 피칭랩 데이터를 측정한 뒤 곧바로 선수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그는 “R&D팀과 결과를 보면서 놀랐다. 김진욱은 공을 정확하게 오버핸드로 던지면서도 어깨와 팔꿈치의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다. 팔 각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팔의 속도를 따라가기가 어렵다. 다른 어떤 신인 선수보다 신체를 활용해서 속도를 낼 수 있는 파워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김진욱은 ‘너무 높은 타점으로 공을 던지려 해 부상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데이터는 그런 우려가 기우에 불과했음을 보여줬다.

김진욱이 공을 던질 때 상체에서 하체로 이어지는 회전축은 정확히 수직이었고 공의 위력을 배가시켰다. 박 총괄은 “패스트볼의 회전축이 12-6시, 정확히 수직으로 형성돼 있다. 이런 투수들의 공은 수직 무브먼트가 좋다고 평가받고, 타자 앞에서 떠오른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며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좋은 수직 무브먼트에 더해 회전수도 2300 이상이 찍힌다”고 강조했다. 2300 이상의 회전수는 MLB에서도 평균 이상이다. 지난해 10월 신인 드래프트로 롯데에 입단한 김진욱은 이제 서서히 몸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시즌에 돌입했을 때는 더 좋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욱의 투구폼은 완벽”

롯데 소속 1·2군 모든 선수는 주기적으로 피칭랩에서 자신의 생체역학 데이터를 쌓아 나간다. 구단 측은 특히 2군 투수들의 투구 동작 효율성이나 공의 회전수가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한다. 이름만 피칭랩일 뿐 투수만이 아니라 타자나 포수도 모두 참여한다. 타자는 적절한 타이밍에 중심 이동이 된 상태에서 방망이를 휘두르는지, 포수는 송구 과정에서 불필요한 동작은 없는지 등을 분석한다.

한 선수를 측정해 나오는 자료만 1GB. R&D팀은 선수들의 관절 각도, 무릎 각도,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속도 등을 분석해서 한 페이지의 보고서로 요약한다. 구단 프런트와 코치진은 이를 보고 선수 육성 계획을 짠다. 또 트레이너는 신체 균형이 어긋나는 부분을 찾아내 선수들에게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데이터를 본 선수들은 다른 선수의 동작과 비교 분석한 자료를 보고 왜 내가 직구를 시속 140㎞ 이상 던지지 못하는지 알게 되고 개선점을 찾아 나간다. 타자도 자신의 폼과 이대호나 손아섭의 폼을 체계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피칭랩 도입은 성민규 단장이 앞장섰다. 그가 MLB 시카고 컵스에 근무하면서 효과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성 단장은 “지난 1년 동안 도출한 생체역학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와 코치진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됐다. 피칭랩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육성시스템 구축”이라며 “그동안 쌓인 데이터는 신인 선수 육성에 적용할 정도가 됐고, 부상을 예방하는 데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권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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