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하는 양현종. 연합뉴스

왼손 투수 양현종(33)이 미국프로야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기회를 잡았다.

MLB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은 양현종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스프링캠프에 초청한다고 13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MLB닷컴은 양현종이 ‘신분’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1년짜리 스플릿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MLB닷컴은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면 보장 연봉 130만달러(약 14억4천만원)를 받고, 성적에 따라 보너스 55만달러(약 6억1천만원)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KIA 타이거즈에서 14년을 뛴 양현종은 18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텍사스 구단의 투·포수 훈련에 참가해 시범경기를 거쳐 빅리그 승격에 도전할 수 있는 찬스를 얻었다.

국내에서 훈련을 받은 양현종은 조만간 취업비자를 받아 미국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는 2014년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던 양현종에게 주목한 뒤 계속 지켜봤다.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당시 150만 달러 밖에 못 받을 것으로 나타나자 KIA는 헐값으로 에이스를 보낼 수 없다며 양현종을 팀에 잔류시켰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양현종은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다 협상에 난항을 겪자 마이너리그 계약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눈높이를 낮췄다.

결국 투수 보강이 필요한 텍사스가 양현종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텍사스의 선발 투수는 카일 깁슨, 마이크 폴티네비치, 아리하라 고헤이 3명만 결정됐다.

양현종이 스프링 캠프에서 조던 라일스, 한국계 데인 더닝, 카일 코디 등과 4∼5선발을 다툴 것으로 댈러스 모닝뉴스는 전망했다.

텍사스는 선발 투수를 5명으로 고정하지 않고, 6선발 체제 등 색다른 방식으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 양현종이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인정받는다면 빅리거가 될 확률도 커진다.

텍사스 구단은 양현종이 지난해 KBO리그에서 31경기에 등판해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을 남겼고, 선발 등판 횟수 공동 2위, 탈삼진 5위(149개), 투구 이닝 7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빅리거로 올라서면 양현종은 박찬호(은퇴), 추신수에 이어 한국인으로 세 번째로 텍사스유니폼을 입게 된다.

이날 현재 텍사스의 스프링캠프는 빅리그 로스터에 든 40명과 초청선수 31명 등 71명이 참여한다. 이영실 기자 sily198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