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만에 2년 연속 상금왕 쾌거
- 준우승한 김세영 ‘올해의 선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은 고진영과 김세영의 치열한 선두 쟁탈전이었다.
고진영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파72·655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김세영에 1타 뒤진 채 4라운드를 시작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고진영은 전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았지만, 김세영(13언더파 203타)에 이은 단독 2위(12언더파 204타)였다.
최종 4라운드에서 둘은 10번 홀까지 13언더파로 공동 1위를 달렸다. 승부가 갈리기 시작한 곳은 11번 홀(파4)이었다. 김세영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치우쳤고, 고진영의 티샷도 벙커로 향하며 둘은 나란히 위기를 맞았다. 김세영은 파 퍼트에 실패해 타수를 잃었지만, 고진영은 파 퍼트를 넣어 1타 차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고진영은 11번 홀에서 위기를 넘긴 후 장기인 아이언 샷의 정확도가 높아졌다. 12번 홀(파3)에서 7번 아이언을 쥔 그는 티샷을 홀컵 2m 정도 떨어진 곳에 붙이며 타수를 줄였고 2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13번 홀(파4)에서 김세영이 버디 퍼트를 넣고 1타 차로 따라붙었지만, 고진영도 버디를 잡으며 다시 달아났다. 14번 홀(파5)에서는 약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3연속 버디로 3타 차 선두가 됐다.
반면 김세영은 15번 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 카트 도로까지 밀리는 바람에 1타를 잃어 승패가 엇갈렸다. 고진영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해 5타 차로 치열했던 승부를 끝냈다.
고진영은 당초 이번 대회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었다.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글로브 레이스 상위 70명만 참가할 수 있다. 고진영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대부분을 국내에 머무르다 지난달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미 시즌 막바지를 향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그가 공백기를 극복하고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고진영은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 공동 34위, 볼론티어스오브 아메리카(VOA) 클래식 5위 등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지만 당시 그의 랭킹은 105위였다. 하지만 지난주 US여자오픈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며 극적으로 최종전 출전 티켓을 따냈다.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에 열린 18개 대회 가운데 4개 대회만 뛰고도 166만 7925달러(약 18억 원)를 벌어 2년 연속 상금왕이 됐다. 마지막 2개 대회의 우승상금 규모가 US여자오픈 100만 달러,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110만 달러로 올해 LPGA 투어 대회 중 가장 컸기 때문이다. LPGA 투어에서 상금왕을 2년 연속 달성한 사례는 2012, 2013년 박인비(32) 이후 7년 만이다.
고진영은 시즌 최종전에서 김세영과 2∼4라운드 연달아 동반 플레이를 벌이며 경쟁한 것에 대해 “내가 오늘 언니보다 조금 잘했지만, 세영 언니도 좋은 경기를 했다”며 “그래도 경쟁이기 때문에 이겨야 했는데 세영 언니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