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라운 회복력·골 결정력 과시
- 유럽 빅리그 통산 100골 달성
- 올 시즌 EPL 득점도 공동 1위

부상으로 장기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손흥민이 1주일 만에 깜짝 복귀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보통 회복 기간이 3, 4주 걸리는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준 데다 2골 1도움을 터트리며 한층 더 놀라운 골 결정력까지 과시했다. 차범근 전 감독이 세웠던 유럽 빅리그 최다 득점을 뛰어넘은 손흥민은 이제 득점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바라보게 됐다.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 EPL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토트넘의 손흥민이 전반전 역전 골을 넣은 뒤 해리 케인과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멀티 골에 도움 1개를 더하며 토트넘의 6-1 대승에 앞장섰다. 손흥민은 73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후 교체됐다.

지난달 28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만 뛰고 교체됐던 손흥민은 이어진 첼시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4라운드(16강), 지난 2일 마카비 하이파(이스라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등 2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조제 모리뉴 감독이 “손흥민이 한동안 팀을 떠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A매치 기간이 지나야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맨유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손흥민은 부상으로 1주일을 쉰 선수라고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활기찬 움직임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1-1 동점이던 전반 7분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침투한 뒤 왼발 슈팅으로 역전 골을 뽑아내며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손흥민이 2015년 8월 토트넘으로 이적한 이후 맨유를 상대로 처음 뽑아낸 골이다. 전반 30분 손흥민은 케인의 추가 골을 도운 데 이어 전반 37분 세르주 오리에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해 멀티 골까지 터트렸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이날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겨 승점 7(2승 1무 1패)로 리그 6위에 올랐다.

대단한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역시 2골 1도움을 올린 해리 케인과 함께 경기 후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았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과 케인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9.4를 부여했다. 스카이 스포츠와 영국 풋볼 런던도 손흥민과 케인에게 최고점을 줬다. 손흥민은 경기 후 구단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 영상에서 “내 햄스트링에 마법이 일어났다”면서 “박지성이 이곳에서 뛰었기에 내게는 특별히 더 의미가 있다. 이번 승리가 믿어지지 않고 팀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정말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2득점을 보태면서 손흥민은 또 하나의 기록을 달성했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를 합쳐 유럽 빅리그에서 총 100골을 채웠다. 직전까지 98골로 차 전 감독과 동률을 이루다가 단번에 2골을 추월했다. 손흥민은 2010년부터 5년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20골, 레버쿠젠에서 21골을 사냥했다. 이후 2015년 8월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164경기에서 59골을 넣었다. 299경기 만에 100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차 전 감독(308경기 98골)보다 페이스도 조금 더 빨랐다.

손흥민은 정규리그 4경기에서 6골을 터트렸다. 시즌 초반이지만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자신의 한 시즌 리그 최다 14골(2016-2017시즌)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EPL 득점왕까지 노려볼 만하다. 손흥민은 현재 EPL 득점 순위에서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