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7이닝 6탈삼진 1실점 호투
- 8월 ERA 2.78 롯데 선발 중 1위
- 체인지업·투심 등 新구종 장착
- 후반 중위권 싸움 큰 전력으로

8월만 놓고 보면 롯데 자이언츠 최고의 선발 투수다. 거인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은 박세웅은 시간이 갈수록 완벽한 투구를 하며 자신이 왜 최동원과 염종석을 잇는 거인의 ‘차세대 안경 에이스’인지 스스로 증명해 보인다.

박세웅이 홈 경기에서 호투한 후 환하게 웃는 모습. 국제신문 DB

박세웅은 지난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7이닝 6탈삼진 2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최고의 피칭을 뽐냈다. 비록 승리 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2017년 7월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1실점 한 이후 2년 만에 한 경기 최다 이닝을 기록하면서 후반기 거인의 중위권 싸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날 총 99개의 공을 던진 박세웅은 스트라이크가 66개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가 빛났다. 특히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SK 타자를 현혹했다. 이승엽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SK전에서 보여준 박세웅의 투구 내용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였다”면서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이 정확히 2 대 1로 이상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싱커, 포크볼을 다양하게 던지며 헛스윙을 끌어냈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성장하는 느낌이다”고 호평했다.

초반 타선이 부진한 탓에 개인 5연승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이번 달 등판하는 날 모두 팀에 승리를 안기면서 ‘승리 요정’으로 거듭났다. 박세웅은 26일 현재 8월 평균자책점(ERA) 2.78을 기록하며 노경은(1.50)에 이어 팀 내 선발 투수 중 최고의 ‘짠물 피칭’을 기록했다. 총투구이닝도 29.1이닝으로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도 1.47로 댄 스트레일리와 노경은의 뒤를 잇는다.

반짝 호투가 아니다. 시즌 개막 후 한 달간 어깨를 예열한 박세웅은 지난 6월 7일 kt wiz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후 다소 들쑥날쑥한 투구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5일 SK전에서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더니 1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이후 노디시전을 제외하고 4연승 행진이다.

노병오 투수코치가 호주 애들레이드 전지훈련에서 가졌던 박세웅에 대한 기대감이 빛을 보는 듯하다. 그는 당시 “박세웅이 지난 2년간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현재 팔꿈치 통증이 전혀 없어 3년 전 커리어하이 모습이 보인다”면서 “구속과 구위가 회복세에 있는 만큼 오버페이스하지 않고 시즌 개막에 맞춰 잘 준비시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세웅은 “최근 새 구종을 장착했다”면서 “불펜에서 시험해 보던 체인지업과 투심을 실전에서 던지기 시작해 갯수를 늘려가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감이 붙는 게 느껴진다. 이들 새 구종 역시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풀카운트 승부가 많은 게 흠이었는데 결정구로 패스트볼을 선택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2018년 2월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했던 박세웅은 수술 대신 재활을 택했고 6월이 돼서야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그해 14경기에서 1승 5패, ERA 9.92에 그쳤다. 결국 시즌 뒤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고, 다시 긴 재활 끝에 지난해 6월 복귀했다. 박세웅은 2017시즌 이후 3년 만에 풀타임 시즌을 꿈꾼다. 그는 2017시즌 28경기 172.1이닝 12승 6패 ERA 3.68로 커리어하이를 세운 바 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