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샘슨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 롯데 자이언츠 경기. 2회 초 NC 나성범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한 롯데 선발 투수 샘슨이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2020.8.13 kangdcc@yna.co.kr/2020-08-13 19:44:01/<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이 통산 두 번째 만루 홈런을 터트렸지만, 외국인 투수 애드리안 샘슨의 부진과 필승조의 방화로 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했다.

　롯데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8월 팀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던 마운드의 집단 난조로 8-10으로 졌다. 선발로 나선 샘슨은 5이닝 동안 총 투구 수 88개를 기록하며 6피안타(2홈런) 2탈삼진 3볼넷 6실점하면서 연속 승리 투수에 실패했다. 박진형과 구승민 역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승기를 내줬다.

　샘슨은 지난 19일에 이어 포수 정보근과 두 경기 연속 배터리 호흡을 맞췄지만 아쉬운 투구 내용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제이미 로맥에게 두 개의 홈런을 허용한 게 컸다. 샘슨은 1회 초 선두 타자 최지훈을 초구 2루 땅볼로 처리한 데 이어 새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사 후 최정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더니 한동민을 중견수 앞 안타로 내보내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결국 한 방을 노리던 로맥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2회 초 공 6개로 삼자범퇴 처리하며 안정을 찾았지만 3회 초 다시 위기를 맞았다. 샘슨은 선두 타자 최지훈을 중견수 앞 안타와 화이트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며 무사 1, 2루를 자초했다. 하지만 최정과 한동민을 각각 좌익수 플라이,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고 앞선 타석에서 스리런을 터트린 로맥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4회 초엔 1사 후 최항을 볼넷으로 보냈지만 이재원과 김성현을 각각 좌익수 플라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5회 초 결국 무너졌다. 선두 타자 최지훈을 우익수 2루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1사 후 최정에 좌익수 안타를 맞고 4점째를 허용했다. 이어진 2사 2루 실점 위기에서 샘슨은 또 다시 로맥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허용하며 넉다운됐다.

　롯데 타선은 허리 통증으로 10일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민병헌을 제외하고 주전 대부분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최근 대타로 두 타석만 소화한 손아섭이 이날 2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고, 안치홍이 휴식을 마치고 2루수로 복귀했다. 이날 타순은 정훈(중견수)-손아섭-전준우(좌익수)-이대호(1루수)-한동희(3루수)-딕슨 마차도(유격수)-안치홍-김재유(우익수)-정보근(포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올 시즌 처음 만나는 상대 선발 이건욱을 상대로 롯데 타자는 고전했다. 첫 안타는 타순이 한 바퀴 돈 3회 말 2사 후에야 나왔다. 정훈이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하자 손아섭과 전준우가 각각 상대 실책, 볼넷으로 살아 나가며 2사 만루 득점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이대호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추격에 실패했다. 4회 말까지 상대 선발 이건욱 구위에 꽁꽁 묶인 롯데는 5회 말 정훈의 좌익수 2루타와 폭투에 이은 손아섭의 땅볼로 한 점을 추가했다.

　롯데 타자는 이건욱이 내려간 후 6회 말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가 터졌다. 선두 타자 이대호가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한동희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딕슨 마차도와 안치홍이 나란히 안타를 때려내며 1사 만루 추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롯데는 신본기와 신용수가 대타로 나와 모두 볼넷으로 출루하며 두 점을 추가했다. 정훈이 2루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며 만루 기회를 이대로 끝내는 듯 했지만 롯데에는 손아섭이 있었다. 손아섭은 SK 세 번째 투수 김세현을 상대로 4구 만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완성했다. 단숨에 7-6으로 경기를 뒤집는 한 방이었다. 이날 손아섭의 홈런은 지난 2016년 6월 21일 KIA전에서 생애 첫 만루포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구원 투수들이 7회 초 넉 점을 내주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롯데는 마차도가 3안타를 터트리고 정훈, 이대호, 안치홍이 멀티 안타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지만 홈런 두 방 포함 6타점을 쓸어담은 로맥을 묶지 못하면서 SK에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