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가 1982년 창설된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대회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우승했다. 네 개 홀을 남기고 세 타 차 대역전극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이태희가 23일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크라우닝 제공

이태희는 23일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 컨트리클럽(파70·7001야드)에서 열린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0억 원)에서 버디 일곱 개와 보기 네 개를 쳐 최종 합계 11언더파 199타를 적어내 공동 2위인 조민규와 이준석을 한 타 차로 따돌렸다. 이태희는 지난해 5월 이 대회에서 3차까지 치른 연장전 끝에 정상에 오른 데 이어 1년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는 마지막 홀에 가서야 우승자가 가려질 정도로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이날 선두 강경남에 한 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태희는 2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로 치고 나섰다. 하지만 후반 들어 연속 보기로 조민규에 세 타 차 역전을 허용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2연패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던 이태희는 이후 남은 네 개 홀에서 기적 같은 드라마를 연출했다. 15번 홀(파4) 칩인 버디에 이어 16번 홀(파4)에서도 약 3.5ｍ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한 타 차로 따라붙었다.

압박감을 느낀 조민규는 17, 18번 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하며 자멸했다. 조민규는 17번 홀(파4) 두 번째 샷이 그린 주위 벙커 앞 러프에 빠졌고, 약 2ｍ 파 퍼트를 놓치면서 이태희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18번 홀(파4)에선 이태희가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조민규의 두 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갔다. 결국 이태희가 파를 지켰고 조민규는 보기를 범하면서 경기가 끝났다.

1, 2라운드 선두였던 강경남은 두 타를 잃고 최종 합계 7언더파 203타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9월 대회 도중 갤러리를 향해 부적절한 손동작을 해 출전 정지 1년 징계를 받았던 김비오 등과 함께 공동 4위로 밀렸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