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은 등 공백에 기회 잡았지만
- 비로 잇단 취소… 올해 5경기 등판
- 5일 출전한 SK전도 노게임 선언
- 주말 샘슨 복귀에 첫 승 기약없어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선발 투수 장원삼은 올 시즌 마운드에 오르는 날마다 비가 쏟아지는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우천 취소 경기만 벌써 일곱 번째다.
장원삼은 지난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7차전 맞대결에서 마운드를 밟았지만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며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또 미루게 됐다. 롯데가 3-1로 앞선 3회 초 공격 상황에서 우천 중단이 선언됐고, 결국 오후 8시2분 더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롯데의 열 번째 우천 취소 경기. 장원삼이 선발로 나선 경기가 팀의 우천 취소 경기 가운데 70%를 차지한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을 앞둔 지난 5월 9일 사직 SK전에서 처음 우천 순연을 경험한 데 이어 7월 12일과 13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 7월 22일과 7월 23일 인천 SK전에서 각각 이틀 연속 우천으로 등판이 취소됐다. 또 7월 29일 사직 NC 다이노스전도 우천 취소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SK를 상대로 이날까지 네 번이나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고 인천에서만 세 경기째 등판이 물 건너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원삼이 ‘비(雨)를 몰고 다니는 사나이’라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비원삼’이라는 별명이 생길 수밖에. 장원삼도 이를 잘 알고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언젠가는 1승을 하리라 생각하고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오히려 동료들이 너무 아쉬워하니까 고마운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장원삼은 지난 시즌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후 롯데 입단 테스트 끝에 연봉 3000만 원을 받고 현역 연장 기회를 얻었다. 2013년 총 60억 원에 FA 계약을 맺기도 했던 장원삼에겐 돈보다 야구가 더 중요했고, 보란 듯 재기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개인 통산 122승 기회가 자꾸 비로 씻겨 내려가니 ‘37세 노장 선발’ 장원삼은 야속할 수밖에 없다. 장원삼은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2018년 5월 23일 롯데전 이후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허문회 감독은 6일 SK전을 앞두고 “장원삼이 던지는 날 자꾸 비가 온다”면서 “어제 같은 경우엔 장원삼이 경기가 이어질 것이라 판단하고 끝까지 남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취소돼 상심이 컸을 것이다”고 베테랑 투수의 마음을 보듬었다.
애초 장원삼은 거인의 5선발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 애드리안 샘슨의 부친상으로 선발 구멍을 메우기 위해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달부턴 노경은과 샘슨이 잇달아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 한 축을 맡았지만 야속한 비 때문에 등판한 날보다 취소된 날이 많았다.
등판 기회를 많이 부여받고도 정작 실력 발휘를 할 수 없었다. 올 시즌 성적만 보면 5경기에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7.59에 그친다. 하지만 임시 선발로 나서서 6이닝 투구를 두 차례나 소화했고 실책 등으로 선수단의 도움을 못 받아 성적이 나빠진 경우도 있었다.
이번 주말 부상으로 빠졌던 샘슨이 복귀전을 치른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장원삼의 시즌 첫 승 도전은 기약 없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장원삼은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승리를 향해 달린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거인 유니폼을 입고 2년 만에 포효하는 모습을 부산갈매기 팬이 손꼽아 기다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