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강등권 탈출만큼이나 상위권 경쟁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를 제외한 EPL 상위 세 개 팀은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 티켓 마지노선인 4위 확보를 위해 최종전까지 혈투를 벌여야 한다.

리버풀 선수단이 23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EPL 시상식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9-2020시즌 EPL 37라운드 홈 경기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같은 날 첼시는 이미 우승을 확정한 리버풀에 3-5로 무릎을 꿇으면서 맨유는 승점 63(골 득실 +28)으로 종전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첼시는 승점은 맨유와 같지만 골 득실(맨유 28, 첼시 13)에서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두 팀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 전날 토트넘 홋스퍼에 0-3으로 패한 레스터시티가 승점 62로 5위에서 바짝 추격 중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맨유는 최종전 상대가 공교롭게도 레스터시티여서 방심할 수 없다. 27일 0시 레스터시티 홈에서 열리는 최종전 결과에 따라 챔스행 주인공이 결정된다.

맨유는 최종전서 비기기만 하면 첼시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UCL 티켓을 손에 넣는다. 하지만 맨유가 패하고 레스터시티와 첼시가 각각 승리한다면 운명은 바뀐다. 맨유가 올 시즌 막판 보여주고 있는 13경기 무패(8승 5무)의 분투는 유로파리그 진출이라는 다소 아쉬운 성과만 남기게 된다. 레스터시티가 4위 진입을 위해 총력전을 다할 것으로 보여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다만 레스터시티가 리그 재개 후 9경기에서 2승 3무 4패로 부진한 것이 맨유에게는 그나마 다행이다.

첼시 역시 6위인 울버햄턴(승점 59)과의 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해야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장담할 수 있다. 만약 비기거나 패한다면 승점과 골 득실에서 맨유와 레스터시티에 밀리게 된다. 37라운드에서 리버풀에 3-5로 패한 첼시는 빨리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 유로파리그 진출을 노리는 울버햄턴 역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ESPN은 자체 알고리즘 ‘사커 파워 인덱스’로 계산한 자료를 바탕으로 첼시의 UCL 출전권 획득 확률을 89%로 예상했다. 반면 맨유는 76%, 레스터시티는 35%였다. 확률 계산에 최종전의 대진도 한몫했다.

한편 37라운드에서 첼시에 승리한 리버풀은 경기 후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주장인 조던 헨더슨이 리버풀의 ‘전설’ 케니 달글리시로부터 트로피를 전달받아 선수들과 환호했다. 리버풀은 1989-1990시즌 우승 이후 무려 30년 만에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이다. 리버풀은 이날 승리로 올 시즌 홈구장 전 경기 무패(18승 1무)도 완성했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