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한동희 ‘ 우측담장을 넘기는 솔로포’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경기. 2회 말 2사 롯데 한동희가 우측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치고 3루 주루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0.7.15 kangdcc@yna.co.kr/2020-07-15 19:23:30/<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승기를 내줄 뻔했던 롯데 자이언츠가 6회 말 데뷔 첫 2번 타자로 나선 한동희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롯데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한동희와 전준우의 스리런포 등 타선의 응집력에 힘입어 15-10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2자책점으로 호투했던 장원삼은 이날 4.1이닝 8피안타 1볼넷 6실점(6자책)하며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강한 2번 타순’을 중요시하는 허문회 감독의 지략이 빛났다. 허 감독은 7월 이후 타격감이 살아난 한동희를 2번 타순에 배치했다. 한동희는 15일 기준 40타수 12안타로 타율 0.300을 기록 중이며 OPS(출루율+장타율)는 1.131로 최고의 달을 보내고 있다. 전날 LG전에서도 선발 타일러 윌슨을 상대로 홈런을 뽑낸 한동희는 이날 홈런으로 7월에만 7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7월 최다 홈런 리그 선두에 올랐다.

　한동희는 허 감독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했다. 1회 말 첫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3회 말 안타를 치면서 추가 득점에 기여했다. 5회 말엔 삼진으로 물러난 한동희는 팀이 필요할 때 해결사 역할을 했다. 팀이 8-10으로 지고 있던 6회 말 2사 2, 3루 상황에서 역전 3점 홈런을 때려냈다. 한동희는 경기 후 “2번 타순에서 나만의 스윙에 집중했다”면서 “동점 기회를 맞은 6회 말 타석에선 어떻게든 살아나가려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한동희가 이번 달 OPS가 상당히 좋아 2번 타순으로 배치시켰다”면서 “그동안 부진한 면이 있었지만 아마추어 때와 2군에서 재능을 보여줬기 때문에 1군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동희가 2번 타순에 배치됨에 따라 상위 타선에 있던 손아섭과 전준우가 각각 3번, 5번 타순으로 이동했다. 이 작전도 주효했다. 전준우는 1회 말 손아섭과 이대호의 안타로 만든 2사 1, 2루에서 우익수 폴대 안쪽에 떨어지는 3점 홈런을 터트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손아섭은 이날 3개의 안타를 터트리며 공격에 활로를 뚫어줬고 이대호 역시 8회 말 2사 만루에서 3타점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장원삼은 이형종의 1점 홈런을 제외하고 4회 초까지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하지만 5회 초 고비를 넘지 못했다. 1사 1, 2루에서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했고 라모스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후 만루 상황에서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인복이 구원 등판했지만 실점은 계속됐다. 이형종을 땅볼로 유도했지만 3루 주자 오지환이 홈을 밟았고 유강남에겐 2타점 적시타까지 맞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봉중근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장원삼이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 좌우상하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LG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하지만 투구 수가 늘면서 공의 움직임이 둔화됐고 결국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6회 초엔 김대우 박시영 등 추격조가 무너지면서 점수 차가 순식간에 4-10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롯데는 6회 말 타선이 7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하자 7회 초와 8회 초 각각 필승조 박진형, 구승민을 투입해 LG 공격을 틀어막았고 9회 초 오현택이 뒷문을 막으면서 승리를 가져왔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