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연기됐던 2020 프로야구가 5일 무관중으로 막을 올렸다. 전 세계 프로스포츠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 중단된 가운데 대만에 이어 프로야구로는 두 번째 역사적인 개막을 한 것이다.

각 구장에는 코로나19 문제를 극복하고 개막한 KBO 리그를 취재하기 위해 외신 기자들이 몰렸다.

특히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kt의 개막전 시구는 코로나19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특별한 이벤트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kt 어린이회원 이라온 군(9·평동초교 2학년)이 시구자로 나섰다. 통상 시구의 경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데 이 군은 완전히 달랐다. 그는 야구공 모양의 대형 투명 워킹볼 안에 들어가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 걸어왔다. 이 군은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았다. 이른바 코로나19 시대 비접촉 시구였다.

다른 구장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됐다.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경기 전 마스크를 쓰고 개막 식전 행사에 참여했고 시구자로 뽑힌 노준표 어린이도 마스크를 썼다.

SK는 팬들의 응원 모습을 화상회의 시스템과 전광판을 통해 그라운드에 전달했고 애국가는 지역 어린이집 원아들이 사전 제작한 영상으로 꾸몄다. 또 야구장 곳곳을 국민과 의료진에게 보내는 메시지 문구로 장식했고 외야석에 팬들의 사진과 야채 ‘무’ 캐릭터가 그려진 현수막을 걸었다.

삼성의 연고지인 대구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던 점을 고려해 최일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운 이성구 대구시 의사협회장이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는 시구자를 초청하지 않고, 영상 등으로 프로야구 개막을 자축했다. 김희국 기자

5일 수원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롯데와 kt의 개막전에서 비접촉 시구가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