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승민·박진형 등 전원 호투
- 허 감독 “깔끔한 경기 운영 흐뭇”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의 허리가 튼튼해지고 있다. 거인 부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불펜이 다가오는 개막에 맞춰 호투를 거듭하는 것이다. 이적생 추재현은 안타 대신 도루와 득점으로 기동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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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자체 청백전 4회초 1사 상황에서 1루 주자 추재현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청백전에서 원정팀(청팀)을 선발 투수 없이 중간 계투진으로 꾸려 경기를 치렀다. 원정팀은 오현택 김대우 구승민 박진형 김원중 등 거인 필승조 요원을 한 번에 투입해 한 이닝씩 맡겼다. 홈팀(백팀) 선발로 외국인 투수 애드리안 샘슨이 출격한 점을 고려하면 승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 하지만 이날 원정팀의 파격적인 마운드 운용에 홈팀은 허를 찔렸다.
1회 말에 출전한 오현택은 2018시즌부터 거인 불펜에 중추적 역할을 맡은 투수로 당시 롯데의 후반기 5강 경쟁에 힘을 보탰다. 오현택이 1회 초 깜짝 등판한 것은 올 시즌 선발 준비를 위해 등판한 게 아니다. 오롯이 한 이닝만 소화하기 위해 투입된 것이다. 오현택은 코칭스태프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나섰다. 선두타자 김재유를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잡고 산뜻하게 출발한 후 한동희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았지만 김민수와 허일을 각각 삼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2회 말 마운드에 오른 김대우는 세 명의 타자만 상대했다.
구승민 역시 3회 말 등판에서 단 7개의 공만 던지고 내려왔다. 선두타자 김준태를 초구 유격수 플라이로 잡고 기분 좋게 출발하더니 김대륙은 2구만에 우익수 플라이 아웃을 잡았다. 다음 타자 김재유에겐 공 4개만 던져 탈삼진을 잡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구승민은 “비시즌 재활에 몰두했다”면서 “시즌이 늦춰지면서 여유가 생긴 것도 완벽한 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개막 때까지 몸 관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4, 5회 말에 등판한 박진형과 김원중도 나란히 13개의 공만 던지며 호투했다. 박진형은 선두타자 한동희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고 김민수와 허일을 나란히 5구 만에 탈삼진으로 요리했다. 김원중 역시 강로한을 탈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김동한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지성준과 김준태를 각각 유격수 땅볼, 좌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이날 경기를 매조졌다.
허문회 감독은 “원정팀을 불펜 투수로 내보낸 것은 선수들 컨디션을 조율하고 투구 감각을 유지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날 원정팀에 나선 투수들이 모두 깔끔하게 이닝을 마쳐 흐뭇하다. 몸이 가볍고 구위도 좋아 올 시즌에 기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필승조 호투에 원정팀 타자들은 화끈한 방망이로 화답했다. 2회까지 홈팀(백팀) 외국인 투수 샘슨의 호투에 힘을 못 쓰던 타자들은 3회 초 9번 타자 신본기가 2루타를 치며 출루한 것을 시작으로 중심타선까지 6타자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이대호가 2타점 적시타, 안치홍이 1타점 안타로 순식간에 3점을 쓸어 담았다. 이어진 4회엔 선두 타자 추재현과 민병헌의 볼넷으로 만든 득점 찬스에서 전준우가 3점 홈런을 터트려 이날 경기의 승부를 결정지었다.
지난 6일 키움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추재현은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어 타석에서 공을 많이 보고 타격감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했다”면서 “거인 구단의 일원이 된 만큼 빨리 적응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첫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