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승 호주리그서 안정적 경기
- 투구 스타일 바꾸고 자신감 얻어
- 김유영도 ‘고효준 대체자’ 거론
- 전훈 청백전 2이닝 1실점 기록
롯데 자이언츠는 수년째 좌완 투수 기근에 시달린다. 특히 고효준과 지지부진한 자유계약선수(FA) 협상으로 롯데엔 믿을 만한 좌완 불펜이 없다. 하지만 희망을 주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정태승과 김유영이다. 이들이 불펜의 좌완 키플레이어로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올 시즌 거인 마운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 26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마친 투수 김유영(왼쪽)과 정태승이 파이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26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 웨스트 비치 다이아몬드 스포츠 스타디움 스프링캠프(전지훈련)에서 만난 정태승과 김유영은 롯데가 공을 들이는 특급 좌완 불펜이다. 좌완 투수는 경기 후반 상대 대타 기용과 타순 구성 등에 변화를 줄 수 있어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높다. 허문회 감독은 기본기 좋고 실력도 뛰어난 젊은 좌완 듀오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롯데 좌완 투수는 고효준을 제외하면 사실상 정태승과 김유영뿐이다.
정태승은 최근 호주 리그 질롱코리아에서 몰라보게 좋아진 구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겨울 질롱코리아에 합류해 20경기에서 22.1이닝을 던져 1홀드 평균자책점 3.22로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피안타율은 0.233. 이 기록도 막판 연투로 인한 피로감에 피안타가 많아져 나빠진 것이다. 연투만 아니었다면 성적은 더 좋아질 수 있었을 터.
기량이 급상승한 이유에 대해 정태승은 “지금까지는 제가 던진 공을 상대 타자들이 맞추는 게 정말 싫었다. 파울조차도 안 맞으려고 하다 보니 자꾸 구석에 질러 넣으려 했고 볼넷을 많이 허용하면서 제구력도 나빠졌다”며 “강영식 코치 지도로 투구 스타일을 바꾸고 나니 180도 달라졌다. 최대한 3구 안에 승부를 보려고 하며 빠른 승부로 아웃 카운트가 늘어나니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사실 질롱코리아에 합류할 때만 해도 정태승을 롯데의 좌완 재목으로 보는 이는 드물었다. 2012년 육성 선수로 롯데에 입단한 정태승은 이듬해 1군 무대에 데뷔했지만, 입단 전인 2010년 받은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유증으로 오랜 기간 유망주에 머물렀다. 하지만 정태승은 지난 25일 애들레이드전 9회 말에 나와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2014년 1차 지명으로 거인 유니폼을 입은 김유영도 좌완 기대주다. 상무 입대 전부터 좌타자 상대로 경쟁력 있던 투수라 고효준의 대체자로 꼽힌다. 김유영은 상무에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동시에 받고 1년을 쉬었다. 그간 몸을 잘 회복한 덕분에 지난해 6월 복귀한 후 퓨처스리그 17경기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
김유영은 지난 19일 자체 청백전에서 2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허문회 감독이 뽑은 수훈선수에 선정됐다. 당시 김유영은 최고 구속 144㎞까지 나온 포심과 커터, 슬라이더, 커브를 던지며 구종을 점검했다. 그는 “우타자에게 약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전지훈련에서 투구 메커니즘을 향상한 만큼 올 시즌엔 좌우 타자 안 가리고 제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두 왼손 투수가 베테랑 자원을 한 번에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롯데에 없어서는 안 될 좌완 특급 듀오임은 부정할 수 없기에 올 시즌 활약에 기대를 걸어본다.
애들레이드=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