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男 30대 랭킹 1~3위 독식 달리
- 20대 중반도 베테랑 ‘춘추전국’
노장들이 주름 잡는 남자 단식 테니스와 달리 여자 단식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지난 1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올해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만 21세 2개월의 소피아 케닌(미국)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케닌은 가르비녜 무구루사(스페인)에게 2-1(4-6, 6-2, 6-2) 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왕좌에 올랐다. 1998년 11월생인 케닌은 2008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이후 12년 만에 호주오픈 여자 단식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2008년 당시 샤라포바는 20세 9개월이었다.
지난해 메이저 대회 중 마지막으로 열린 US오픈에서 2000년 6월생인 비앙카 안드레스쿠(캐나다)가 정상에 올라 최초의 2000년대생 우승자가 나온 데 이어 케닌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여자 테니스계의 세대교체는 더욱더 빠르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절대 강자 없이 메이저 대회 우승자가 매번 달라지는 춘추전국이 펼쳐진다. 이는 아직 1980년대에 태어난 30대 ‘빅3’가 여전히 정상을 지키는 남자 단식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남자 단식 테니스는 세계 랭킹 1~3위인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메이저 대회 우승을 독식해왔다. 2017년부터 3년간 12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나달이 5회, 조코비치 4회, 페더러 3회 우승컵을 나눠 가졌다. 페더러는 1981년생, 나달은 1986년생이고 조코비치는 1987년에 태어나 모두 30대다.
이와 달리 여자 테니스는 1981년생인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2017년 9월 출산을 전후해 예전과 같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대회마다 ‘신성’들이 빛을 발한다. 2017년 프랑스오픈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가 당시 20세 나이에 ‘깜짝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그해 US오픈 슬론 스티븐스(당시 24세·미국), 2018년 US오픈 오사카 나오미(당시 21세·일본), 지난해 프랑스오픈 애슐리 바티(당시 23세)와 US오픈 안드레스쿠 등 20대 초반 선수가 연달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이제 만 23세에 불과한 오사카조차 베테랑 취급을 받을 정도로 세대교체의 흐름이 빠르다. 오사카는 이번 대회 3회전에서 2004년생인 코리 고프(미국)에게 밀렸다.
2017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며 개인 통산 메이저 대회 23회 우승 기록을 세웠던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에서 마거릿 코트(은퇴·호주)가 보유한 메이저 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24회)과 동률을 목표로 했지만 실패했다. 출산 후 복귀해 메이저 대회 준우승만 4차례 차지한 윌리엄스가 세대교체의 거센 바람 속에 메이저 우승컵을 추가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윌리엄스는 2018년과 2019년에 윔블던과 US오픈에서 각각 두 차례 준우승했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