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 민간인 수장 … 3년 임기
- 사단법인 출범해 재정 안정화
- 유망주·시민 맞춤 처방해주는
- 스포츠과학센터 설립에 역점
- 체육인 고용·처우개선도 노력

“부산시체육회를 사단법인으로 출범시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투명한 체육계를 만들겠습니다. 지역스포츠과학센터를 설립해 시민 체력 증진을 도모하고 체육인 일자리 창출 등 체육인 권리 증진과 처우 개선에도 힘을 쏟겠습니다.”

장인화 부산시체육회 회장이 사단법인화와 체육인 권리 증진 등 공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지난 16일부터 초대 민선 수장으로 부산시체육회장 업무에 들어간 장인화 신임 회장이 3년 동안 실현할 주요 공약이다. 장 회장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 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민선으로 부산시체육회장에 처음 당선된 인물로 체육인들이 거는 기대치가 어느 때보다 높다. 이 때문에 정치권의 입김에서 벗어나 부산시체육회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립하기 위한 재정 확보와 운용 방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부산 사상구 화인 사옥에서 만난 장 회장은 부산시체육회의 당면 과제로 안정적인 재정 운용을 꼽았다. “시체육회는 운영이 아닌 경영의 대상으로 봅니다. 예산은 예산대로 확보하고, 수익사업 또한 다양하게 펼쳐 체육회 스스로 재정을 늘리는 ‘체육 경영’을 펼쳐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부산시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예산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단법인 출범으로 자체 수입을 높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대한체육회 규약 개정을 추진 중이다.

“부산 체육 예산은 현재 연간 360억 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인천의 570억 원보다 턱없이 작고, 인구 145만 명인 광주의 390억 원에도 못 미쳐요. 부산시 전체 예산의 0.2% 수준으로는 유지할 수 없습니다. 제2 도시에 걸맞은 체육 행정을 이어가기 위해 조례 제정 등을 통한 예산 증액에 나설 겁니다.” 지난 16년 동안 단체와 중앙체육계에서 쌓은 경험을 부산체육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나아가 감사 기능을 강화해 불투명한 체육회 운영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시비와 국비가 들어가는 사업이 원칙대로 집행됐는지 따져보고 허투루 쓰는 일이 없도록 감시하겠어요. 비리 없는 깨끗한 체육회를 만드는 데 앞장설 겁니다.”

지역스포츠과학센터 설립 추진은 장 회장의 역점 과제다. 대전 등 전국 10곳에서 스포츠과학센터를 운영하지만 부산에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센터가 건립되면 국가대표 선수에게나 적용되던 체력 관리 프로그램을 지역의 유망주 선수들과 시민도 개인 맞춤으로 처방받을 수 있다. “체육진흥공단에 접수해서 승인이 떨어지면 국비 10억 원을 받습니다. 당장 센터 건립 자리가 마땅치 않지만 일단 시체육회관 1층 전시관을 비워서 활용할 계획이에요. 전문 관리자를 뽑아 과학적인 체육 시스템을 선수 및 지도자, 시민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재활도 함께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체육인 일자리 창출과 권리 증진에도 힘쓸 예정이다. “부산의 체육시설은 전국 최하위권으로 많이 낙후돼 있습니다. 공무원이 하던 체육시설 관리를 전문성을 가진 체육인에게 맡겨 시설 유지와 함께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토끼를 잡을 수 있어요.” 생활체육 지도자의 열악한 근로 여건에도 입을 열었다.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면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합니다. 생활체육 지도 활동 본연의 업무 외에 소속 체육회의 행정 및 각종 잡무에도 시달려 이들에 대한 복지와 처우 개선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중·장년층 건강 증진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노인이 되기 직전 나이대인 50, 60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건강한 부산을 만들 계획이다. “생활체육을 활성화해 ‘전국 최고령 도시’ 부산을 ‘건강한 도시’로 바꿀 겁니다. 중·장년층이 건강하면 그만큼 의료 비용이 줄어 국가 재정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이를 위해 지역 상공인들과의 친분을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국제대회 유치 노력은 계속 이어진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과 소통해 종목별 국제대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종목에 기회를 줘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국비도 받아낼 거에요. 매년 큰 대회가 열리면 우리나라 국민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부산을 찾지 않겠습니까.”

동일철강 대표이사와 화인베스틸 대표이사 등을 맡은 장 회장은 2003년 부산시 육상연맹 부회장을 시작으로 대한장애인사격연맹 회장,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장, 대한체육회 이사, 부산시체육회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중앙과 지역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해왔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