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2경기 11자책점 부진 탓에
- 美언론 내구성 문제 삼는 분위기
- FA 대박 위해서라도 증명 절실
- 30일 애리조나전 켈리와 맞대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올 시즌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현지 매체들이 류현진의 체력 문제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시즌 종료 이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다시 취득하는 류현진 입장에서는 내구성(부상 관리)은 물론 체력에서도 문제가 없는 선발투수라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빅그리 데뷔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류현진은 올 시즌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초 사타구니 통증으로 11일, 8월 목 근육 미세 통증으로 10일간 휴식을 취한 것을 제외하면 올 시즌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긴 이닝을 던졌다. 하지만 최근 체력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칫 FA 대박 계약에 암초로 부상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 때문에 30일 오전 10시40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은 이번 시즌의 중요한 승부처가 됐다.

현지 매체들은 류현진이 최근 체력 문제에 부딪혀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LA 타임스는 27일(한국시간) “류현진은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며 “최근 부진이 체력 문제와 연관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ESPN도 “류현진의 체력 저하가 의심된다”며 “예년과 다르게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24경기에 출전해 152⅔이닝을 던졌다. 이는 데뷔 시즌인 2013년(192이닝) 이후 최다 이닝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은 140이닝을 돌파한 뒤 던진 최근 2경기에서 많은 장타를 허용하며 부진했다.

지난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치른 원정 경기에서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하는 등 홈런 2개를 헌납하며 5⅔이닝 4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4일 뉴욕 양키스와 한 홈경기에서도 만루홈런을 포함해 홈런 3개를 허용하며 4⅓이닝 7자책점으로 시즌 4패째를 떠안았다. 두 경기 전까지 1.45를 기록하던 평균자책점은 2.00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체력이 떨어졌다는 평가에 고개를 젓고 있지만, 다저스 구단은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류현진의 등판 간격을 조절하기로 했다. 6선발 체제를 통해 선발 등판 간격을 하루 늘리는 조처를 하면서 체력 문제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반등이 절실한 류현진의 입장에서는 애리조나전이 터닝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또 사이영상 경쟁에서 현재 가지고 있는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애리조나전 호투는 필수이다. 현재 평균자책점 2.00인 류현진이 1점대에 재진입하려면 실점 없이 이닝을 채우거나, 1자책점으로 5⅓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한다.

맞상대는 지난 시즌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던 메릴 켈리(31)다. 류현진과 켈리는 지난 1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맞붙을 뻔했다. 하지만 당시 애리조나가 켈리에게 하루 더 휴식을 주고자 마이크 리크를 선발로 내세우면서 류현진과 켈리의 생애 첫 맞대결은 불발됐다.

켈리는 2015∼2018년, 4시즌 동안 KBO 리그 SK 에서 뛰며 48승(32패)을 올렸고, 올해 애리조나와 계약하며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켈리는 애리조나 5선발로 뛰며 9승 13패 평균자책점 4.86의 무난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켈리도 지난달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6.49, 이달 4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6.86으로 부진해 ‘체력 문제’를 지적받고 있다.

류현진은 올해 애리조나와 경기에 세 차례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0.45의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체이스필드에서도 한 차례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애리조나전 통산 성적은 6승 3패 평균자책점 3.04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