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잡아도 상대방이 ‘휙’ 넘어가는 무술 영상을 보게 되면 대부분 ‘저건 사기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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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키도 기술의 원리를 톱니바퀴로 설명하는 윤준환 아이키도 중앙도장장. 사진=김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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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를 찾아서2> 취재진은 무술 ‘아이키도’를 영상으로 처음 접하고 위와 같은 생각을 했다. 아이키도를 직접 체험하기 전까지 말이다.
아이키도는 합기도(合氣道)의 일본식 발음으로 20세기 초 일본인 무도가 우에시바 모리헤이가 만든 대동류 합기유술 계통의 현대 무도다.
종합 무술의 성격을 가진 한국 합기도와는 다소 다르다. 방어 위주의 유술이 주를 이루고 발차기 기술과 겨루기가 없다. 대신 기술을 주고받는 약속 대련을 가진다.
그럼 실전성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취재진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종합격투기팀 팀매드 김경록 선수와 함께 아이키도 고수를 찾았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대한합기도회 아이키도 중앙도장을 운영 중인 윤준환(31) 도장장이 그 주인공.
윤 도장장은 아이키도를 국내에 보급한 윤대현(58) (사)대한합기도회 회장의 아들로 2대째 아이키도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현재 아이키도 국제공인 4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대한합기도회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2013 러시아 월드컴뱃게임즈’ ‘전일본합기도연무대회’ ‘중국 소림사’ ‘일-중 무술 대회’ 등 아이키도 한국대표로 연무를 선보이며 국제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아버지 윤 회장의 이력은 더욱 화려하다. 태권도, 한국 합기도, 무에타이를 두루 섭렵한 윤 회장은 무술의 정점에 도달한 인물이다. 그는 1985년 한국격투기참피온전 우승을 차지했으며 대한무에타이협회 대표를 맡기도 했다.
윤 도장장은 아버지를 따라 어릴 적부터 아이키도를 접했고, 현재 일본을 주기적으로 오가며 아이키도 세계본부 도장장 미츠테루 우에시바 선생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미츠테루 우에시바는 차기 도주인 4대 도주로 점쳐지는 인물이다.
취재진은 지난 21일 그의 도장에서 아이키도를 제대로 한번 배워봤다.
윤 도장장은 우선 기본자세를 알려줬다.
방어 기술이 주를 이루는 아이키도는 기본자세에서 중심이 가장 중요하다.
양발의 보폭을 넓히고 앞발에 무게 중심을 둬서 몸이 뒤로 밀리지 않도록 한다. 움직일 때도 상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본자세의 중심은 아이키도 기술 원리의 핵심이다. 윤 도장장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김 선수에게 힘 싸움을 제안했다.
김 선수가 윤 도장장의 어깨를 강하게 밀었고, 윤 도장장은 김 선수의 양팔을 잡고 함께 힘을 줬다.
그 순간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김 선수가 순식간에 무릎을 꿇고 쓰러진 것.
윤 도장장은 “아이키도를 영상으로 접하면 사기꾼처럼 보일 수 있다. 서로 맞잡은 상태에서 여러 가지 힘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건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면서 “아이키도 기술은 쉽게 말하자면 톱니바퀴를 생각하면 된다. 상대와 나의 톱니가 강하게 연결되면 톱니바퀴 중간 즉 몸의 중심을 이용하면 톱니바퀴 원리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기처럼 보였던 영상이 순간 머리를 스쳤다. 손만 잡아도 넘어가는 건 어떤 원리인가. 취재진의 질문에 고수는 다시 김 선수의 손을 잡았다.
영상에서 봤던 그림이 눈 앞에서 펼쳐졌다. 힘으로 버티던 김 선수가 왼쪽으로 넘어져 쓰러진 것. 이 또한 상대 중심을 뺏는 것이었다.
사실 아이키도는 많은 격투가에게 우수성을 인정받은 무술이다. 전설적인 복서 마이클 타이슨, 극진가라데 최영의(최배달) 총재, 액션 배우이자 무술인 스티븐 시걸 등이 아이키도를 접해보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스티븐 시걸은 아이키도 7단을 취득해 일본에서 아이키도 도장을 운영한 바 있다.
특히 최영의 총재는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가 돌아가시면 더 이상 합기도는 사라진다.
합기도는 모리헤이 선생의 무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윤 도장장은 “아이키도 실전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생기는데 이건 아이키도 지도자의 문제, 사람의 문제인 것이지 아이키도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든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윤 도장장은 수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받을 수(受), 몸 신(身)으로 유도의 낙법과 비슷하다. 그는 “아이키도는 조화의 무술이다. 기술을 거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호흡도 중요한데 특히 기술을 받는 사람은 상대방이 좀 더 정확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정확한 수신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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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매드 김경록 선수가 윤준환 아이키도 중앙도장장에게 호흡 던지기를 배우고 있다. 사진=김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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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기초 단계의 수신에서 멈췄지만, 김 선수는 곧바로 공중 수신을 체득했다. 고수는 김 선수에게 입신던지기, 호흡던지기 등 화려한 기술을 가르쳤고, 금세 두 사람은 기술을 주고받으며 도장을 날아 다녔다.
촬영이 끝난 뒤 김경록 선수는 “아이키도는 중심을 이용하는 무술이다. 종합격투기에도 중심이 중요한 만큼 오늘 소중한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윤 도장장은 마지막으로 “아이키도를 일본 무술로 단정 짓고 비난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일본 아이키도 도장에는 일장기가 없고 수련생도 ‘아이키도가 일본 무술이 아니라, 우에시바 모리헤이의 무술이다’고 얘기한다”면서 “앞으로 저는 아버지와 함께 아이키도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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