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치 200년이다. 합기도 유상호, 유도 정삼현, 차력 오동석. 이들이 무술(무예)과 함께한 세월을 합치면 200년이 넘는다.
지난달 29일 부산 해운대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전통무예 발전을 위한 ‘춘계 무예인 간담회’가 열렸다. 이제는 각 분야의 ‘대원로’라 불리는 이들은 무예를 유지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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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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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술은 본능, 유상호 원로
“어린 시절에 일본 경찰들이 횡포가 많았어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힘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죠.”
1937년생인 유상호 원로가 무술을 배운 이유다. 당시 일본인들은 칼을 쓰거나 난동을 부리는 모습에 유 원로는 민족성을 가지고 대항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때는 체육관이라는 곳도 당연히 없고 묘지 같은 곳에서 낙법을 연습했죠”라며 지난날을 회상하기도 했다. 당시의 무예란 신체와 정신 단련을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수단이었다.
현재 유 원로는 대한합기도협회 원로 최고위원이다. 그는 합기도 9단, 태권도 9단, 활기도 9단의 다양한 무술을 섭렵했다. 이 이유를 묻자 단지 “고도의 무술세계에 올라가 보려는 일종의 본능”이라고 말했다.
■ 메달리스트의 스승, 정삼현 원로
정 원로는 1967년 일본 도쿄 유니버시아드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유도 중량급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보다 좋았던 것은 금메달리스트를 지도했던 때라고 한다.
“중학교 2학년인 아이와 악수를 했는데 내 손하고 별 차이가 없었어요. 뭔가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당시 관장으로 있던 극동체육관에서 유도를 시켰죠”
정 원로가 악수했던 중학생 아이는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하형주다. 1970년 9월 문을 연 극동체육관 관장으로 22년 동안 활동하면서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하형주를 비롯해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양정모, WBC 챔피언 장정구 등이 그의 지도를 받았다.
■ 세기의 대결, 오동석 원로
1978년 3월 세기의 대결이 펼쳐졌다. 일본 도쿄에서 이벤트성으로 마련된 ‘투우와의 대결’이었다. 오 원로는 “일본에서 온 이벤트 업자가 최배달 씨처럼 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며 “돈을 한 보따리 가지고 왔는데 돈 보다는 내 능력을 한 번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 원로는 600Kg의 투우를 일격에 쓰러뜨렸다.
차력사는 그 시대 전국을 돌며 약을 파는 약장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념에 잡혀있다. 오 원로는 “인식전환이 참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하나의 묘기로만 생각하는 게 이유라면 이유다”라며 “차력 무술의 본질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차력을 하던 사람들은 전승한다는 개념이 없었다. 오 원로는 차력 무술에 맞게 호흡법, 형과 틀을 정립하기도 했다.
■ 부산이 무술의 수도로
원로들은 부산에도 전통 무술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현재 충주시에서는 ‘충주세계무술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이는 택견 정경화 고수가 인간문화재로 선정되자 이시종 충청북도 도지사가 추진한 것이다.
오 원로는 “무엇보다 부산에도 다양한 무술 종목이 발달하고 고수들도 참 많은데 관심이 적다”며 “‘부산이 무술의 수도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우리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취재=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 글=김정원 인턴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