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에 주말 3연전을 스윕당하며 다시 5연패의 늪에 빠졌다. 롯데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2-9로 대패했다.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롯데 선발 김원중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롯데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반복하고 있다. 이달 첫째 주 4승 2패의 호성적을 거둔 것도 잠시 선발 붕괴와 불펜의 방화, 타선의 집중력 상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6연패에 바졌다. 6연패 후 KIA 타이거즈를 맞아 거짓말 같은 막판 역전승으로 시즌 첫 스윕을 달성하며 4승 1패로 상승 분위기를 탔다. 하지만 지난 21일 kt 위즈전에서 불펜진이 불을 지르며 아쉬운 역전패를 한 뒤 이날까지 5연패를 당하는 등 ‘도깨비 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 두산과는 5번 만나 모두 패했다. NC 다이노스와도 3번 만나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등 특정팀을 상대로 치명적인 약점을 보이고 있다.

4연패를 끊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등판한 에이스 김원중은 3이닝 7실점하며 무너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등판한 5번의 경기 중 4번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보였던 김원중이 무너졌다. 특히 시즌 평균자책점이 2.05로 지난 시즌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기에 이날 부진은 아쉬움이 컸다.

1회 말 첫 타자 정수빈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호세 페르난데스를 1루 땅볼로 처리했지만, 1사 2루에서 박건우에게 시속 144㎞ 직구를 던지다 왼쪽 담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2회에는 더 흔들렸다. 1사 후 류지혁에게 볼넷을 내준 김원중은 김재호에게 좌월 2루타를 허용해 2, 3루에 몰렸다. 김원중은 정수빈을 2루 땅볼로 유도했다. 롯데 2루수 카를로스 아수아헤는 홈으로 송구했지만, 류지혁이 손이 먼저 홈플레이트에 닿았다.

김원중은 이어진 1사 1, 3루에서 페르난데스에게 시속 129㎞짜리 포크볼을 던졌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3점 포를 맞았다. 페르난데스는 4회 선두타자로 나서서 김원중을 공략해 다시 한번 오른쪽 담을 넘겼다.

전날 두산 선발 린드블럼에게 7이닝 무실점으로 봉쇄당하면서 완봉패의 수모를 겪은 롯데 타선은 이날 경기에서도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용찬의 부상으로 기용된 ‘땜빵 선발’ 좌완 이현호에게 5회 초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묶이며 철저하게 농락당했다. 6회 초 이대호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은 뒤 8회 초 전준우의 3루타로 다시 한 점을 얻었지만 거기까지였다.

한편 8회 말 2사 2, 3루에서 롯데 구승민의 몸쪽 빠른 공에 두산 정수빈이 맞으면서 두산 김태형 감독과 롯데 양상문 감독이 신경전을 벌이는 등 벤치 클리어링 직전까지 가는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다음 주중 3연전 상대는 롯데가 이미 3연패를 당한 NC다. NC는 이날 한화 이글스를 꺾고 4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올 시즌은 양의지가 가세하면서 투타에서 짜임새 있는 팀으로 탈바꿈하며 상위권에 올라 있다. 롯데는 선발진 가운데 믿을 만한 투수가 없는 데다 불펜마저 붕괴된 극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타선마저 침묵하고 있어 연패가 길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롯데의 위기가 찾아왔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