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병들 신들린 외곽포 초반 상승 주도
- 2년차 허훈·양홍석 급성장 미래 밝아
이번 시즌 ‘양궁농구’를 앞세워 ‘꼴찌의 반란’을 이어간 부산 kt가 지난 1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 창원 LG에 86-106으로 패하며 이번 시즌을 마무리했다. 2연패 뒤 2연승하며 극적인 반전을 노렸지만 4강 PO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 |  |
| 지난 1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부산 kt와 창원 LG의 경기가 종료된 뒤 kt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부산 kt 제공 |
하지만 만년 하위권이었던 kt는 이번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kt는 지난 시즌 10승 44패로 정규리그 꼴찌였다. 승률은 0.185로 2할을 밑돌았다. 이후 조동현 감독이 경질되고 서동철 감독이 새로 사령탑에 올랐지만 눈에 띄는 전력 변화가 없어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kt가 이번 시즌에도 하위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개막하자 kt는 ‘양궁농구’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1라운드를 6승 3패로 마치며 3년 9개월 만에 승률 5할을 넘어서고 2위까지 올랐다.
원동력은 신들린 듯한 외곽포였다. kt는 정규리그 평균 10개의 3점슛을 넣어 이 부문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마커스 랜드리와 데이빗 로건 두 외국인 선수가 모두 외곽슛을 뿜어댔고 조상열과 김영환 양홍석 허훈은 물론 센터 김민욱 김현민까지도 3점슛에 가담했다.
또 2년 차인 허훈과 양홍석 같은 젊은 선수들이 급성장하면서 ‘젊은 kt’의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양홍석은 평균 득점이 지난 시즌 7.6점에서 13점으로 배 가까이 증가하며 기량발전상을 거머쥐고 베스트 5에도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여자농구 감독 경험이 있는 서 감독의 소통을 앞세운 섬세한 카리스마도 kt를 변모시킨 동력이다.
외국인 선수의 잦은 부상과 그로 인한 전력 손실이 발목을 잡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올 시즌 kt는 잔혹사라 부를 만큼 외국인 선수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엘 헤르난데즈가 초반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개막 두 경기 만에 과감하게 퇴출 결정을 내리고 데이빗 로건을 데려왔다. 로건은 단순한 외인 이상의 존재감으로 양궁농구를 이끌었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짐을 쌌다. 이어 입단한 스테판 무디는 데뷔전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며 곧장 팀을 떠났다. 고민 끝에 쉐인 깁슨을 데려왔지만 기량 미달에 한숨만 짙어졌다. 다섯 번째 용병인 저스틴 덴트몬은 데뷔전부터 남다른 활약을 펼쳤지만 시즌 도중 잔부상에 시달렸다. 노장 마커스 랜드리에게 부하가 걸리면서 잘 나가던 kt는 시즌 후반 내리막을 탔다.
서 감독은 지난 1일 LG전 패배 후 “시즌을 지나면서 모든 선수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린 선수들이라 올해보다도 내년, 그 후년에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라며 내년 시즌을 기약했다.
한편 4강 PO는 3일 울산에서 펼쳐지는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의 1차전으로 막을 올린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