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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를 찾아서 2' 유도 고수 이진성 사직명문유도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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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오전 5시50분 부산 동구 한 편의점. 흉기를 든 강도가 편의점에서 여주인을 위협했다.

살벌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때 밖을 지나던 시민 한 명이 용감하게 편의점으로 들어와 강도의 손목을 비틀어 쓰러뜨렸다.

유도 기술과 비슷해 보였다. 사실 그는 유도와 태권도 유단자였다. 그는 유도에서 말하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해 강도를 제압했다. 유능제강은 부드러운 것이 능히 단단한 것을 이긴다는 뜻이다.

   
1996년 10월 개최된 제77회 전국체육대회 유도 2차 선발전에서 이진성(왼쪽) 관장이 필사적으로 상대에게 누르기 공격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DB
●부산 유도 일반부의 최강 도장

부산에서 이를 바탕으로 제자들을 훌륭하게 키워 내는 유도 고수가 있다.

지난달 27일 부산 동래구 사직동의 ‘사직명문유도관’에서 이진성(41) 관장을 만났다.

이 관장은 13살 때 유도에 입문해 대학 3학년 때까지 유도를 했다. 하지만 양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했고 결국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대신 20대 중반 일찍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선수 시절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그는 지도자로서 일명 ‘제자 양성의 고수’로 떠올랐다.

최근 7년 동안 전국과 부산시 생활체육대회 일반부 14회 우승, 부산시장배 일반부 3회 우승, 부산시종합유도대회 일반부 6회 우승 등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이를 통해 국가대표 상비군 4명, 청소년 대표 2명을 배출했다.

이런 성적에 그는 2011년 부산시 우수지도자상, 2014년 전국생활체육최우수지도자상 등을 탈 수 있었다.

   
이진성 관장. 김민훈 기자
●유도의 원리 ‘기울이기’

그가 일반인부터 엘리트 선수까지 골고루 좋은 성적을 내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는 유도의 원리를 깨우친 것이다.

이 관장은 선수 생활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유도의 원리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메이저 대회 영상이나 일본 유도 지도자들의 영상으로 독학했다.

이를 통해 터득한 유도의 중요한 원리 중 하나는 ‘기울이기’였다. 그는 “상대가 미는 힘을 가했을 때 당겨야 하고 반대로 상대가 당기는 힘을 줬을 때 밀어야 하는 게 유도다. 힘에 순응하다 보면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내가 선수 생활 때 가장 후회되는 것도 기울이기를 너무 몰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면서 “그래서 제자들에게 기본기로 기울이기를 가장 강조한다. 힘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터득하다 보니 선수들의 부상은 사라지고 경기력도 100% 발휘하는 상황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팀매드 소속 종합격투기 선수 명재욱(25)과 함께 이 관장에게 직접 기울이기 등 유도 기초 기술을 배웠다.

올림픽, 아시안 게임에서 접해 친숙했던 유도가 생각보다 어려운 무예처럼 느껴졌다. 단단하게 버티는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것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도 기술 이름도 낯설었다. 씨름 기술과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달랐다.

명재욱은 이런저런 동작을 금방 따라 하며 유도에 적응했다. 명재욱은 “종합격투기에서도 가끔 상대를 링에 눕히기 위해 유도 기술을 사용한다. 유도를 통해 상대를 쉽게 넘어뜨리는 기술을 배워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이진성 관장이 허리 후리기 기술로 김진룡 기자를 넘기고 있다. 순식간의 일이다. 김민훈 기자
●관장님의 세세한 지도

부산 연제구 이사벨중학교에서 체육 과목을 맡은 박찬일 씨는 “이곳에 다니는 관원들과 운동하는 사람들의 열정에 반했다. 실력에서는 이미 검증받은 것처럼 부산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가진 도장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장님이 하나하나 세세하게 지도해주니 관원들이 굉장히 많다.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나의 실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세세하게 잡아준다”고 이야기했다.

아들과 함께 다니는 이시우(46) 씨는 “30년 넘게 유도를 했고 아이들도 유도를 좋아한다. 아들과 이 곳에서 함께 운동하니까 인성도 갖춰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들 이상윤(15) 군도 “아빠와 함께하니까 재밌다”고 전했다.

금정구에서 이 곳까지 유도를 배우러 다니는 강종덕(53) 씨도 “몸이 뻣뻣했는데 이곳에서 수련하면서 많이 부드러워졌다. 나이가 있다 보니 유도를 통해 건강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도관에 다니는 관원들은 이 관장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영상=김민훈 기자, 김채호 기자


다음은 이 관장과의 일문일답.

-유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가 유도를 하셨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에게 유도를 배우고 싶다고 졸랐다. 그래서 처음 입문했다.

-직접 유도를 해보니 생각보다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올해로 30년째 유도를 하고 있지만, 하면 할수록 어려운 운동이다. 그래서 더 겸손해야 된다. 산 고지가 100고지라고 치면 나 역시도 60고지에 도달한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인이 찾아오면 어떤 교육을 받나?

▶제일 처음 예를 가르친다. 도장에 걸린 문구에도 나와 있듯이 ‘겸손하라 예의를 갖춰라’를 먼저 이야기한다. 겸손하지 못하면 훌륭한 무도인이 될수가 없고 인성이 바탕이 안되면 시합장에 나갈 수 없다.

-자신만의 교육 방법은?

▶수학 문제를 풀 듯이 과정을 설명한다. 체급이 높으면 기술이 쉽게 걸리지만 체급이 낮으면 과정이 좀 복잡해진다. 선수 때를 떠올리면 남들보다 많이 움직이고 잡기도 한 번에 할 것을 여러 번 단계를 거쳐 잡았다. 이렇다 보니 생활체육을 하러 오는 다양한 체형의 수련생들에 맞춰 가르치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엘리트 선수를 양성할 때는?

▶기본적으로 시합장에 들어가면 긴장을 많이 한다. 안정을 찾도록 많이 유도한다. 특히 처음 나간 선수는 자기가 무슨 기술을 걸었는지 어떻게 날아갔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달려드는 것은 긴장했다는 증거다. 달려들지 말고 차분하게 제 자리에서 자세를 낮추고 잡기를 생각하면서 경기하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필살기는 무엇인가?

▶허리 후리기라는 기술이다. 이는 초보자들도 쉽게 배울 수 있는 동작이다. 실전에서 호신용으로 얼굴을 향해서 주먹이 날라오면 잡으면서 180도로 회전하면서 가볍게 던질 수 있는 기술이다. 우리 도장에서도 즐겨 가르친다. 이외에도 업어치기, 빗당겨치기, 모두걸기, 안뒤축 등 발기술과 손기술을 위주로 지도한다.

-유도는 어떤 운동인가?

▶우선 유도는 절대 던지는 운동이 아니다. 자기 몸을 방어하는 운동이다. 낙법의 중요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 자신의 몸을 먼저 방어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넘어지는데 자신감이 생기면 공격은 따라온다.



-국내 유도 발전을 위해 가야 할 길은?

▶생활 체육의 저변 확대가 우선이다. 어릴 때부터 많은 수련을 하면 엘리트 체육도 그만큼 늘어난다. 즐기는 유도,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유도, 부상 없는 유도가 되면 대한민국 유도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생각한다.

-도장에 대해 자랑해달라.

▶제가 운이 좋은 편이다. 인성적으로 착한 학생들이 많이 온다. 연령대도 7세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또 우리 도장은 최근 10년간 일반부 최다 우승 도장이다. 최근 5년 동안에는 우수 선수도 상당히 배출이 많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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